성남 윤빛가람(오른쪽)이 15일 열린 AFC 챔스리그 텐진 테다와의 원정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텐진(중국)|사진공동취재단
전북, 가시와에 0-2 완패 16강행 끝내 좌절
성남 일화 미드필더 윤빛가람(22)이 시즌 마수걸이 골을 신고하며 팀의 조 1위 16강행을 이끌었다. 성남은 15일 톈진 테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톈진 테다(중국)와 아시아축구연맹(AFC)챔피언스리그 G조 최종전에서 윤빛가람-요반치치(2득점)의 연속골에 힘입어 3-0으로 승리했다. 성남은 2승4무(승점 10)로 이날 센트럴코스트(호주)를 3-0으로 누른 나고야(일본)와 동률을 이뤘지만 골 득실에서 앞서 조 1위를 거머쥐었다. 성남은 29일 E조 2위와 홈에서 16강전 단판승부를 치른다. H조 전북 현대는 홈에서 가시와(일본)에 0-2로 져 조 3위로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부담감 떨친 시즌 마수걸이 골
윤빛가람은 11일 인천과 K리그 경기 전 오른 팔에 문신을 새겼다.
‘If you can concentrate always on the present, you'll be a happy man(언제나 집중할 수 있다면 행복할 것이다)’이라는 내용이다. 그는 “인터넷으로 명언을 찾다가 마음을 다지자는 의미로 했다”고 말했다.
윤빛가람은 최근 마음고생이 심했다.
거액의 이적료에 올 시즌 성남에 입단했지만 초반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을 들었다. 최근 경기력이 살아나고 있었지만 득점이 없는 게 문제였다. 올 시즌 도움만 2개. 때론 좋은 경기를 보이고도 포인트가 없어 부진하다는 평을 들었다. 윤빛가람은 “경기력과 무관하게 포인트를 못 올린 것만 보고 안 좋다고 할 때는 스스로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보게 된다. 정말 내가 그렇게 못했는지…”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빨리 득점을 올려 부담을 털어버리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었다. 심기일전한 윤빛가람은 이날 초반부터 좋은 몸놀림을 보였다. 좌우 측면 공격수들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주며 공격 찬스를 엮어냈다.
전반 31분 드디어 득점이 터졌다. 상대 페널티 지역 왼쪽 모서리에서 볼을 잡은 뒤 강한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그물을 갈랐다. 상대 골키퍼 손이 닿지 않는 오른쪽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는 그림 같은 슛이었다. 윤빛가람은 전반 36분에도 오른쪽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받아 헤딩슛을 날렸지만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윤빛가람은 1년 차 신인이던 2010년에도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초반에 부진했다가 리그 중반 이후 연속 골을 터뜨리며 신인왕에 오른 기억이 있다. 이번 골로 슬로스타터 윤빛가람의 플레이에 발동이 걸렸다.
톈진(중국)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