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권. 스포츠동아DB
박정권은 올 시즌을 앞두고 주장을 맡았고, 중심타자(5번)로 신임을 받았다. 사람이라면, 팀에 대한 부채의식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는 “그런 생각을 할수록 매 타석 범타에 더 매몰된다.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미안하기 때문에, 미안해하지 말아야’ 하는 역설적인 심리대처방법이 필요한 것이다. 이는 스포츠심리학에서 말하는 인지재구성의 방식과 유사하다. ‘사실 자체보다 사실을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래서 박정권은 결정적 기회에서 범타로 물러나도 ‘흥’하고 돌아설 수 있다. “앞으로 2할은 치지 않겠느냐”며 미소를 짓기도 한다. “뻔뻔해야 운동 잘 한다”는 야구속설을 실행(?)하는 중이다. 결국 그는 최근 타격 페이스를 서서히 끌어올리며 부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영화 ‘러브스토리’의 유명한 대사. “사랑은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아요.” SK의 캡틴은 팀을 사랑하기에 “미안”이라는 단어를 마음속에서 지워버렸다.
문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