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커스] 독해진 감독들, 투수 사정 볼 것 없다?

입력 2012-05-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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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2012 팔도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5회초 2사 3루에서 삼성 채태인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한 넥센 김병현이 마운드로 올라온 김시진 감독을 바라보고 있다. 목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김병현 승리요건 1아웃 남기고 강판
LG 정재복 노히트노런 상황서 교체


승리투수 요건에 아웃카운트 하나만 남겨 놓은 상황. 그 어떤 선발투수도 마운드에서 내려오기 싫을 터. 자신에게 다가오는 투수코치를 바라보며 ‘조금 더 버텨볼까’ 궁리도 해볼 것이다. 그러나 코칭스태프의 눈에는 이미 한계투구수를 넘긴 선발투수의 어깨와 팔꿈치가 보인다. 다음 등판을 고려해야 하는 ‘현실’과 1승을 챙겨주고 싶은 ‘인정’ 사이에서 갈등할 수밖에 없다. 18일 넥센 김시진 감독의 선택은 ‘현실’이었다.

넥센 김병현은 18일 국내무대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4회까진 순조로웠다. 그러나 5회 2사 후 4-2까지 추격당하는 적시 2루타를 맞고 말았다. 이때 투구수가 96개. 김 감독은 경기 전 “김병현의 투구수는 90개로 제한한다. 혹시 퍼펙트를 하고 있어도 95개 선은 지키겠다”며 “올해 부상 없이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보완점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연히 직접 마운드로 올라와 김병현을 교체했다. ‘무리하면 안 된다’는 확고한 의사표시다.

LG 정재복 역시 17일 문학 SK전에서 같은 일을 겪었다. 7회 2사까지 노히트노런을 기록했지만 투구수가 79개에 이르자 강판됐다. 역시 그의 ‘미래’를 위한 결정. LG 김기태 감독은 “원래 80개까지만 던지게 하려 했다. 2010년 11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투수라 무리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두 감독이 ‘무정’하다고 볼 순 없다. 2007년 일본시리즈 5차전에선 주니치 오치아이 감독이 8회까지 퍼펙트 행진 중이던 선발투수를 9회 교체하는 일도 있었으니 말이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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