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환아 머리 예∼뻐” 김기태의 ‘프렌들리 리더십’

입력 2012-05-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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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왼쪽)-김기태 감독. 스포츠동아DB

“(오)지환아, 머리 예쁘다. 모자 벗어봐.” “(최동수에게) 네. 안녕하세요.” “(봉)중근아, (무리시켜)미안해.” 선수들간 대화가 아니다. LG 김기태 감독과 선수들의 살가운 대화다.

김 감독은 18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선수 한 명, 한 명에게 말을 걸었다. 머리카락을 삭발에 가깝게 자른 오지환에게는 “(오)지환아, 머리(스타일) 예쁘다. 모자 좀 벗어봐”라고 하더니, 선수가 얼른 모자를 벗어보이자 “얼마나 예쁘니”라며 칭찬을 건넸고, 팀 최고참 선수 최동수가 인사를 건네자 “네, 안녕하세요”라고 받았다.

김 감독은 최동수 외에도 모든 선수들의 인사를 존댓말로 받았다. 김 감독은 “그냥…”이라며 얼버무렸지만 선수들을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대할 뿐 아니라 아주 작은 부분에서 존중의 뜻을 전달하고 있었다. 부진한 선수에 대한 질문에는 “본인이 더 잘 알 텐데…. 꼭 그 얘기를 해야 하나”라며 감쌌고, 승률 5할을 지키고 있는 것에 대해 “선수들이 다 한 것”이라고 공을 돌렸다. 늘 ‘모래알’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를 달고 살았던 LG는 ‘친구’ 같은 사령탑 덕분에 단단해지고 있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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