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상승세 두가지 원동력…이동국의 희생과 위기때 빛난 단합

입력 2012-05-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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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가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최근 3연승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동국의 희생정신과 선수단의 단합된 힘이 상승세의 원동력이다. 스포츠동아 DB

전북 현대가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최근 3연승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동국의 희생정신과 선수단의 단합된 힘이 상승세의 원동력이다. 스포츠동아 DB

베테랑 이동국 50골-50도움 클럽 가입
“나보다 남”…골잡이+특급도우미 변신

ACL탈락·이흥실감독 뭇매·에닝요 파문
잇단 악재에 위기감…선수들 똘똘 뭉쳐


올 시즌 초반 삐걱거렸던 K리그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가 완전히 살아났다. 전북은 주말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14라운드에서 선두를 달리던 수원 삼성을 3-0으로 대파했다. 이로써 전북은 3연승 포함 5경기 무패(4승1무)를 기록하는 등 승점 27를 마크하며 선두권까지 치고 올라갔다. 전북은 2008년 9월 이후 수원과 역대 전적에서 5승4무라는 압도적인 우위를 지켜 기쁨은 배가 됐다. 전북의 상승세는 어디서 비롯됐을까.


○이동국의 힘

베테랑 골게터 이동국을 빼놓을 수 없다. 이날 수원전에서 이동국은 도움 2개를 추가해 50(골)-50(도움) 클럽에 가입했다. 전반 5분과 후반 27분에 칠레 용병 드로겟의 득점을 배달했다. 통산 122골 50도움. 신태용(성남 감독·99골 68도움)-김현석(울산 코치·110골 54도움)-데니스(전 수원·56골 57도움)-김은중(강원·110골 52도움)에 이어 역대 5번째로 50-50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희생정신을 높이 살만하다. 전북에서 이동국은 확실히 바뀌었다. 도움이 골 못지않은 큰 가치가 있음을 깨달았다.

전북에 처음 안착한 2009년만 해도 이동국은 도움보다는 득점에 주력하는 스트라이커였다. 당시 그는 22골을 넣으며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지만 도움은 한 개도 없었다. 변화는 2010시즌이었다. 13골 3도움을 올린 이동국은 작년 16골 15도움을 올렸다. 다시 한 번 K리그 우승을 맛본 이동국은 “골보다 어시스트를 추가하는 데 재미를 붙였다”고 했다. 올 시즌도 다르지 않다. 벌써 7골 3도움이다. 물이 올랐다. 킬러에 도우미까지, 이동국이 곧 토종 공격수의 자존심이다.




○올인의 미학

아픔이 상승세의 계기를 마련했다. 전북은 올 시즌 큰 기대를 걸었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16강 진입에 실패했다. 그 와중에 1-5 대패를 두 차례나 경험했다. 대표팀으로 떠난 최강희 감독을 대신해 지휘봉을 잡은 이흥실 감독대행은 심판대에 올랐고,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여기에 대한축구협회의 미숙한 행정과 구단의 무관심 속에 브라질 용병 공격수 에닝요의 특별귀화는 무산됐다. 하지만 한바탕의 홍역이 선수단의 단합을 가져왔다. 위기 때마다 강했던 전북이었다. 주장 조성환은 “한 걸음 후퇴는 끝장이라는 각오로 결전에 나선다”고 말했다. 남은 건 K리그 밖에 없다는 위기감은 ‘절실함’이라는 소중한 선물을 안겼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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