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반석. 사진제공|제주 유나이티드
안정환·최용수, 히딩크 모시기 애교작전
○…7월5일 K리그 대표와 2002한일월드컵 멤버들이 모여 올스타전을 펼치는 것 아시죠? 요즘 안정환 프로축구연맹 홍보팀장은 출전 선수들을 섭외하느라 정신없는 일과를 보내고 있다고 하네요. 그래도 가장 모시기 힘든 분은 거스 히딩크 전 대표팀 감독이죠. 여전히 현역 사령탑으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라 섭외가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추억에 빠져들고픈 옛 제자들은 어떨까요? 이럴 땐 애교 밖에 없답니다. 안정환은 “(히딩크 감독이) 꼭 참석하셔야 한다. 안 오시면 미워하겠다”란 말로, 서울 최용수 감독은 2002년 당시 출전 시간이 크게 적었던 걸 되새기며 “이번에는 출전 시간이 길었으면 하는데, 나도 데얀처럼 동료들을 활용하는 플레이를 할테니 경기에 나가고 싶다”며 으름장(?)을 놓았답니다.
부산간 정해성, 새벽시장에서 기충전
○…28일 부산전을 앞둔 정해성 감독은 마치 ‘도인’ 같았습니다. 정 감독이 이날 새벽 산보를 하며 체험한 일화 때문인데요. 정 감독은 경기 당일 새벽 산보를 즐깁니다. 마인드컨트롤 때문인데요. 그런데 이날 풍경은 조금 달랐습니다. 전남은 부산 서면의 한 호텔에 묵었습니다. 산보도 유흥가인 서면과 부전시장 한복판을 관통했습니다. 정 감독은 “유흥가에서 흥청망청 지내는 청년들을 보니 우리 팀 어린 선수들이 생각났다. 그들이라고 놀고 싶은 마음이 없겠는가. 다만 목표를 위해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우리 선수들이 대견하다”고 말했습니다. 부전시장에서는 스스로를 돌아봤다고 하네요. 그는 “상인과 행인의 흥정을 보며 활력을 느꼈다. 지금 이 자리에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고 전했습니다. 신선한 새벽 공기 때문이었을까요. 정 감독은 0-0 무승부를 기록한 뒤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봤다”고 전했습니다. 전남에는 긍정의 에너지가 물씬 풍기네요.
옛 스승 귀네슈 만난 최용수, 말로 때운 선물
○…스승의 날(5월15일)이 흐른 지 한참이 지났지만 여운은 그대로였어요. 주말 서울 원정을 앞둔 인천 김봉길 감독대행의 정장이 화제였는데요. 인천 선수단이 십시일반 돈을 거둬 산 양복 상품권을 김 대행에게 선물한 거죠. 맞춤 제작된 푸른빛 양복을 입은 김 대행의 모습을 본 적장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부러우면 지는 거라는 유행어 아시죠? 딱 맞아 떨어졌어요. 서울 최용수 감독은 “선수들이 돈을 모으는 것 역시 감독의 능력”이란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남겼답니다. 그렇다면 최 감독은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옛 스승 세뇰 귀네슈 감독에게는 뭘 선물했을까요? 그의 입담에 한바탕 빵 터졌죠. “스승의 날은 우리만의 문화다. 그런데 귀네슈 감독님은 터키 분이다. 내가 이렇게 성장했다는 걸 보여주면 가장 큰 선물이 아니겠나.” 결국 승리(서울 3-1 인천)를 선물했습니다.
스포츠 2부 축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