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주영. 스포츠동아DB
박주영(27·아스널)이 뭔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다.
두문불출하던 박주영은 최근 고대신문과 인터뷰에서 “병역문제에 관해 내가 얘기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공식 기자회견을 하라는 대한축구협회와 대표팀 최강희 감독의 조언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또한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말한 것을 실천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 한다”고 덧붙였다. 박주영은 3월 모 일간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35세 이전에 한국으로 들어가 병역의무를 이행할 생각이다”고 밝혔는데, 이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박주영은 언론을 통해 병역 이행을 약속한 마당에 더 이상의 기자회견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잘못된 생각이다. 사실 박주영이 군대를 가고 안 가고는 지엽적인 문제다. 그는 합법적으로 10년 해외 장기체류자격을 얻었다. 박주영이 그 전에 자격을 포기하고 귀국하면 35세까지는 현역입영, 37세까지는 공익근무, 그 후에는 병역면제를 받을 수 있다. 그가 현역을 갈지, 공익근무를 할지, 면제를 택할 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디까지나 본인의 선택이다.
초점이 된 것은 박주영이 해외에서 선수생활을 지속하기 위해 본래 취지와 다르게 법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병무청 관계자는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박주영이 모나코로 이민을 신청한 개념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민신청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선수가 대표팀에 뽑힐 자격이 되는지는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대표팀은 실력만 최고라고 선발될 수 있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박주영은 기자회견을 통해 태극마크에 대한 의지와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를 스스로 밝혀야 한다. 협회와 최 감독이 원한 것도 바로 이것이다.
박주영은 또 한 번 선택의 기로에 섰다. 올림픽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그를 와일드카드로 뽑을지가 관심이다. 홍 감독은 “박주영 이야기를 들어보는 게 먼저다”고 했다. 홍 감독이 박주영을 만나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박주영은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때 헌신적인 플레이로 홍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병역면제가 절실하지 않은 지금도 박주영이 2년 전처럼 뛰어줄 수 있을지 홍 감독은 알고 싶어 한다.
만약 박주영이 계속해서 꽁꽁 숨는다면? 홍 감독도 최 감독과 같은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지 않을까.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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