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시리아와 올림픽대표팀 평가전에서 김기희(2번)가 선제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윤일록 결승골…시리아에 3-1 짜릿승
왼발 달인 이종원 측면공격 가능성 봐
박주영 지동원 대타 김현성 등 실험대
올림픽대표팀이 평가전에서 승리했다. 한국은 7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벌어진 평가전에서 김기희(대구FC)의 2골과 윤일록(경남)의 결승골을 묶어 시리아를 3-1로 눌렀다. 전반 33분 이종원(부산)의 왼발 크로스를 김기희가 머리로 방향을 살짝 바꿔 그물을 갈랐다. 전반 45분 윤빛가람(성남)의 중거리 슛이 상대 골키퍼 맞고 나오자 윤일록이 달려들어 득점했다. 한국은 후반 7분 상대 프리킥 상황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1골을 내줬지만 후반 17분 코너킥에서 길게 넘어온 볼을 황석호(히로시마 산프렌체)가 머리로 넘겨주자 김기희가 재차 헤딩슛으로 쐐기골을 뽑아냈다. 이날 화성종합경기타운 개장경기에는 사석(유료티켓을 팔지 않는 좌석)을 제외한 3만3853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올림픽팀 홍명보 감독은 7월 초 18명+4(예비)명의 최종명단을 발표한 뒤 7월2일 선수들을 소집할 예정이다.
Q : 몇몇 선수의 포지션이 바뀌었는데.
A : 중앙 미드필더 이종원이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고, 왼쪽 풀백 홍철(성남)은 후반에 왼쪽 날개로 뛰었다. 중앙수비수 황석호는 후반 31분 장현수(FC도쿄)가 투입되면서 오른쪽 풀백으로 자리를 옮겼다. 올림픽 팀은 엔트리가 18명이다. 골키퍼 2명을 빼고 나면 필드 플레이어는 16명뿐. 자원이 한정된 만큼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선수들의 멀티 능력을 체크해보려는 홍 감독의 복안으로 보인다. 이종원은 왼발 능력이 좋아 이날 측면 공격수로도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여줬다. 전반 날카로운 왼발 프리킥으로 김기희의 선제골을 돕기도 했다. 홍철과 황석호는 그다지 인상적이지는 못했지만 큰 실수 없는 무난한 플레이를 했다.
Q : 후반에 김현성(서울), 김동섭(광주) 2명의 공격수가 가동됐는데.
A : 홍 감독은 올림픽팀을 맡은 후 줄곧 원 톱을 두는 4-2-3-1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원 톱 자리를 놓고 김현성과 김동섭이 경쟁하는 형국이었다. 이날도 전반에는 김현성이 원 톱으로 출격했다. 그러나 후반 들어 윤일록 대신 김동섭이 투입되면서 김동섭-김현성이 투 톱에 서는 4-4-2 형태로 잠시 바뀌었다.
평가전에서 오랜만에 투 톱을 가동한 이유는 뭘까.
홍 감독은 최전방 자원 때문에 고민이 많다. 박주영(아스널)을 뽑으려고 했지만 병역문제 때문에 브레이크가 걸렸고, 지동원(선덜랜드)은 경기감각이 너무 떨어져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박주영과 지동원을 뽑는 게 녹록치 않을 경우 김현성과 김동섭만 런던에 데려가야 할 수도 있다. 본선에서 득점이 절실해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경기를 펼쳐야 할 경우를 대비한 훈련의 일환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후반 28분 김현성이 나오고 미드필더 이명주(포항)가 들어가면서 포메이션은 다시 4-2-3-1 형태로 돌아왔다. 김동섭은 후반 30분 김태환(서울)이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받아 수비방해도 없는 완벽한 찬스를 맞았지만 헤딩슛이 골대를 빗나가 아쉬움을 남겼다.
Q : 중앙수비수 조합은 어땠나.
A : 김기희와 황석호가 중앙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올림픽팀은 현재 홍정호(제주)가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하는 게 확정됐다. 홍정호를 대신할 김영권(오미야 아르디자)의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전반부터 후반 중반까지는 김기희-황석호가 호흡을 맞췄고, 후반 31분 오른쪽 풀백 오재석(강원)이 빠지고 장현수가 들어가면서 김기희-장현수가 약 15분 간 중앙수비수에 포진했다. 홍 감독은 이들의 장단점을 비교해보려 했겠지만 그다지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 시리아는 1골을 넣은 것 외에는 이렇다할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다만 후반 6분 상대 프리킥 상황에서 순간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실점한 장면은 다시 한 번 되새겨봐야 할 부분이다.
화성|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