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드왕’을 노리는 박희수(SK)가 잦은 등판에도 지치지 않는 것은 그의 뒤에 부모님의 사랑이 있고, 국가대표라는 원대한 꿈이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동아DB
산삼 챙겨주신 부모님, 나의 구원투수
홀드 챙길때도 좋지만 팀 승리가 더 중요
후배 정우람 내 스승…내공 닮고 싶어
내년 WBC 태극마크 달고 효도할래요
8일까지 26경기에 등판해 3승무패에 2세이브 16홀드(1위). 방어율은 0.76. 박희수(29)는 SK 마운드의 키 플레이어다. 지난 주 정우람(27)의 손톱 부상으로 잠시 마무리를 맡았던 박희수는 이번 주부터 다시 중간계투로 돌아왔다. ‘홀드왕’을 꿈꾸는 그는 “지난 주 2세이브를 하는 동안 LG 유원상(11홀드·2위)이 많이 따라온 것 같다”며 웃었다.
○홀드보다 중요한 것은 팀 승리
홀드를 기록해도 팀은 패할 수 있다. 자신은 리드를 지켰지만, 후속 투수가 역전을 허용한 경우다. 5월 29일 목동 넥센전이 대표적인 경우였다. 당시 박희수는 2-1로 앞선 상황에서 등판해 1.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결국 승부는 뒤집어졌다. “제 홀드는 추가되더라도 팀 분위기는 안 좋을 수밖에 없더라고요. 일단은 제 임무를 잘 수행하는 것이 먼저지만, 결국 승리가 제일 소중해요.” 승리 속에서 자신의 홀드가 더 빛나기를 바라는 박희수. 그는 어엿한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정우람의 내공을 닮고 싶다!
박희수의 룸메이트는 정우람이다. 정우람은 7일 잠실 두산전에서 역대 최연소(만 27세 6일) 500경기 등판 기록을 달성했다. 비록 후배지만, 박희수는 “(정)우람이에게 많이 배운다”고 했다. “저는 이제 통산 84경기째인데…. 우람이는 정말 대단해요. 매년 60∼70경기를 뛴 거잖아요. 그 정도면 불펜으로서 내공이 쌓이죠. 무엇보다 안 좋은 결과를 금세 훌훌 털어버리는 모습은 닮고 싶어요.”
○부모님이 보내주신 산삼의 힘으로!
잦은 등판에 지칠 법도 하지만 박희수는 “그래도 야구가 잘 되니 즐겁다”고 말한다. 대전에 거주하는 박희수의 부모는 아들의 건강을 위해 꼬박꼬박 녹용을 챙긴다. 약효에 아들을 위한 정성까지 더해지니 박희수의 어깨는 가벼울 수밖에 없다. “오늘은 집에서 산삼도 보내주셨어요. 꼭꼭 씹어 먹으려고요.” 아무리 귀한 것이라도 자식을 위해서라면 아끼는 법이 없는 부모의 마음. 박희수에게는 가족이라는 구원투수가 있다.
○태극마크는 나의 꿈
2013년에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열린다. 올 스프링캠프부터 박희수는 “꼭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고 했다. 대륙간컵대표는 해본 적이 있지만 명실상부한 최고의 팀은 아니었다. “일본 선수들과도 겨뤄보고 싶어요. 스프링캠프 때도 일본팀과 연습경기를 할 때면 저도 모르게 더 집중이 되더라고요. 과연 내가 통할지 가진 것들을 다 써보게 되고….” 박희수가 지금과 같은 모습이라면 대표팀의 유력한 불펜 후보가 될 것이다. 그는 “일단은 좋은 페이스를 이어가는 것이 먼저”라며 웃었다.
문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