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사운드를 대중에게 - DTS코리아 유제용 지사장

입력 2012-06-12 09:4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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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미디어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고화질 영상을 볼 수 있는 HD TV, 혹은 손에 잡힐 듯한 입체 영상을 볼 수 있는 3D TV 등은 이미 대중화의 길을 걷고 있다. 다만, 영상과 함께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또 다른 축을 이루고 있는 음성 부분의 발전에 대해서 신경을 쓰는 대중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하지만 사실 알고 보면 영상 못지 않게 음성 부문 역시 지속적으로 발전을 해왔다. 영상 부분이 HD TV나 3D TV등으로 발전하는 동안 음성 부분 역시 고음질을 추구하는 HD 오디오, 입체음향을 구현하는 3D 오디오 등으로 진화했다.

이런 음향기술의 발전을 주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라면 돌비(Dolby), SRS, 그리고 DTS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DTS는 DVD나 블루레이와 같은 본격적인 AV(영상음향) 콘텐츠를 애용하는 매니아들이라면 매우 친숙한 미국 소재의 기업으로, 특히 고음질 입체음향 기술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DTS가 최근 한국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근래에 들어 삼성전자나 LG전자와 같은 한국 IT기업들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TV나 블루레이 플레이어, 스마트폰과 같은 멀티미디어 기기 시장에서 한국의 입지가 날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격경쟁력에만 주목해 수준 낮은 제품만 생산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의 한국 제품들은 영상은 물론 음향에도 많이 신경을 기울여 고급 AV 매니아들을 관심을 끌고 있다. 대표적인 음향 기술 업체인 DTS가 한국 시장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 이에 IT동아에서는 DTS의 한국 지사인 DTS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유제용 지사장(47세)을 만나 여러 가지를 물어보았다.

LG전자 최초의 DVD 플레이어를 개발한 기술자 출신

유제용 지사장은 미국 LA 소재의 남가주대학에서 전자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기술자 출신으로, 2008년에 DTS코리아의 지사장으로 취임하기 전에는 LG전자의 R&D(연구개발) 센터에서 16년간 근무한 바 있다. 지금의 자리에 이르기까지 그의 행보에 대해 물어보았다.

“제가 LG전자에 처음 입사한 1993년 당시에는 LD(레이저디스크), 비디오 CD와 같은 초기형 광 디스크 매체가 반짝 인기를 끌다가 사라지고, 후속 규격인 DVD가 떠오르고 있었습니다. LG전자에서도 당연히 DVD 플레이어 개발에 뛰어들었지요. 하지만 당시 DVD의 표준 규격도 확정되지 않았고, 관련 기술과 콘텐츠도 부족해서 개발에 어려움이 많았지요. 이런 와중에 당시 DVD플레이어의 디지털 신호 처리용 칩을 개발했습니다. 1995년에 드디어 LG전자 최초의 DVD 플레이어를 발표할 수 있었는데, 감개가 무량했지요.”

DVD 플레이어 개발 이후에도 그는 HD PVR(방송 녹화기), 블루레이 플레이어 등의 개발에 참여했는데,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다수의 멀티미디어 기술 업체와 자주 교류하게 되었고, 이를 인연으로 2008년, 새로 설립된 DTS코리아의 지사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AV 매니아들 사이에서 인정받은 고음질의 상징

DTS가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인 것은 사실이지만, AV 매니아를 제외한 일반인들은 DTS의 존재 자체를 모르거나, 알고 있더라도 이것이 회사명인지, 아니면 제품명인지 헛갈리곤 한다. 유제용 지사장에게 DTS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했다.

“DTS는 최상의 디지털 엔터티인먼트의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예술에 가까운 사운드 기술을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DTS 기술은 1993년에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쥬라기 공원’에 처음으로 적용된 것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죠. 하지만 DTS가 본격적으로 유명해진 건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부터 DVD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이에 기반한 홈시어터(가정에 꾸미는 입체음향 극장 시스템) 문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부터죠.”

실제로 DVD는 기본적으로 5.1 채널(총 6개의 스피커로 구성됨)의 입체음향 데이터가 수록되어 있으며, 이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디지털 방식의 앰프 및 6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홈시어터 시스템이 필수다. DVD에 수록되는 입체음향 데이터는 ‘돌비 디지털’ 규격이 기본이지만, DTS 규격의 입체음향 데이터를 수록한 타이틀도 상당히 많았다. 특히 DTS는 돌비 디지털에 비해 음질이 우수하다고 평가 받았다.



“DVD 시절에는 전체 타이틀 중에 DTS 음향이 수록되는 비율이 10%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상당수 매니아들은 DVD를 구매하기 전에 해당 타이틀에 DTS 음향이 수록되어 있는지를 따지곤 했죠. 그래서 그런지 현재 판매 중인 차세대 DVD인 블루레이 디스크의 경우, 2011년 말 기준의 HD급 오디오 수록 타이틀 중에 86% 정도가 DTS의 HD급 입체 음향 규격인 ‘DTS-HD 마스터 오디오(기존 DTS의 상위 규격)’를 채용할 정도로 입지가 넓어졌습니다.”


DTS의 코덱 기술과 SRS의 음장 기술의 결합 기대

최근 멀티미디어 산업 최대의 이슈 중 하나는 같은 음향 기술 업체였던 DTS가 SRS를 인수 한다는 소식이다. 이 소식은 지난 4월 처음 전해졌으며, 이로 인해 그 동안 돌비에 비해 낮은 인지도와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던 양사가 한층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DTS는 음성 코덱(codec: 데이터 압축) 기술 부분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반면, SRS는 음성 후처리(음질 개선, 입체감 증대 등의 음장 효과) 기술을 다수 보유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대해 DTS코리아의 유제용 지사장에게 물어보았다.

“양사가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직 완전히 결론이 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확실히 말씀 드리지 못하는 사항이 있음을 양해해주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합병이 만약 성사된다면 양사의 강점을 결합하여 더 큰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점이죠. 양사의 강점을 극대화함과 동시에 약점을 보완할 수 있으니 비용 절감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 건에 대한 확실한 결론이 난다면 추가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DTS와 SRS의 인수합병 추진 소식에서 알 수 있듯, 향후 음향기술 산업은 코덱 기술과 후처리 기술의 결합이 대세다. 또한, 인터넷이나 모바일 기기에 기반한 멀티미디어 콘텐츠 시장이 날로 커지고 있으며, 기존의 극장이나 홈시어터 시스템도 3D 입체 영상이 보급되는 등의 변화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DTS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후처리를 통한 음장효과의 중요성 역시 간과할 수 없지만, 이 역시 원본 음향을 담는 그릇이라 할 수 있는 코덱 기술의 발전 없이는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저희 DTS는 최저의 데이터량으로 최상의 입체음향을 즐길 수 있는 온라인 콘텐츠용 코덱 기술인 ‘DTS 익스프레스(Express)’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그리고 3D TV의 보급과 더불어 이에 대응하는 3D 사운드의 개발 역시 박차를 가하고 있지요. 기존의 서라운드 방식 입체음향이 단순히 사용자 주변을 스피커로 둘러싸는 방식으로 입체감을 구현했지만 앞으로 소개될 3D 사운드는 상하 방향으로도 입체음향을 구현하며, 각 음향의 거리감까지 확실하게 재현할 수 있습니다. 많은 기대를 바랍니다.”

단순한 연락 사무소에 그치지 않을 것

한국 시장은 미국이나 일본, 유럽에 비해 소비자 시장의 규모가 작은 편이다. 때문에 상당수의 다국적 기업들은 중요성을 느끼지 못해 아예 한국지사를 설립하지 않거나 지사를 설립하더라도 단순한 연락 사무소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면 DTS에서 보는 한국시장은 어떠하며, DTS코리아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한국은 단순히 소비자 시장 규모만으로 평가할 수 없습니다. 특히 한국에는 삼성전자나 LG전자와 같이 영향력이 매우 큰 기업 고객들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죠. 10여 년 전만 해도 이러한 위치를 일본이 차지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한국이 더 중요합니다. 특히 예전엔 일본 기업에서 신제품이 나오면 한국 기업에서 이를 입수해 연구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만 지금은 그 입장이 반대가 되었죠.”

유 지사장은 DTS 본사에서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한편, 지사인 DTS코리아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특히 기존의 외국계 기업 지사들의 소극적인 태도와 사뭇 다른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존 외국계 기업들의 경우, 본사의 지시만을 전할 뿐, 독자적인 의사결정 권한이 거의 없다시피 했습니다. 하지만 DTS코리아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생산한 기기나 콘텐츠에 대한 기술지원 서비스나 인증 서비스가 100% 가능합니다. 본사의 가이드라인을 지키면서도 국내의 고객들에게 맞춤형 서비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덕분에 고객 요청에 빠른 대응이 가능하고 상호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합니다. 이것이 DTS코리아가 설립된 이유이기도 하지요.”

AV 매니아를 넘어 일반인들 마음 사로잡겠다

2012년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그리고 시중에 판매되는 대다수의 DVD 플레이어나 블루레이 플레이어는 물론이고, LG전자 및 팬택의 스마트폰 등, 상당히 많은 기기에 DTS의 음향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일반 소비자들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DTS가 독자적으로 브랜드 홍보를 한다 해도 ‘음향’ 이라는 특성 때문에 이를 효과적으로 알리기란 쉽지가 않다. 이에 대해 유 지사장은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

“DTS는 확실히 AV 매니아에게는 최고의 음질이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를 극복해보고자 합니다. 한국전자전에 매년 참가하고 있는 것도 그 일환이지요. 그리고 우리가 지금 사용 중인 상당수의 멀티미디어 관련 제품에 DTS의 로고가 찍혀 있는데도 이를 무심코 보고 넘기는 소비자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소비자들에게 이를 발견하게 하고 DTS의 인증을 받은 기기는 그만큼 최상의 음향을 제공한다는 자부심을 느끼게끔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시연회나 다양한 이벤트도 계획 중 이지요.”

일반 소비자들도 함께 나눌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 기대

인터뷰를 마칠 무렵, 유제용 DTS코리아 지사장은 소비자들과 IT동아의 독자들에게 부탁의 말을 남겼다.

“DTS는 음향 부문에서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비싼 장비들을 갖추고 음향을 즐길 수는 없지요. 그래서 우리가 매일 접하는 다양한 일반적인 기기에서 DTS는 최고의 코덱 기술과 다양한 음장기술을 융합한 고품질 사운드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도록 매일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DTS코리아는 다른 외국계 회사의 지사와 달리 넓은 부분에 걸쳐 독자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많은 성원을 부탁 드립니다.”

앞서 말했듯, 멀티미디어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와중에 눈으로 볼 수 있는 영상 부분의 기술은 비교적 대중화를 이루었지만 귀로 들어야 하는 음향 기술의 발전은 일부 매니아들을 제외하면 먼 나라 이야기나 다름 없었다. 특히 DTS의 경우, 매니아와 일반인 사이에 인식의 정도 차이가 커서 홍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다소 늦게나마 DTS의 한국 지사가 설립되었고, 의욕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한국 소재의 IT 및 AV 기업들의 활약으로 인해 한국 시장의 중요성이 조명 받고 있는 지금, DTS와 같은 기술 선도 업체들이 기업들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도 함께 혜택을 나눌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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