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에 샛별이 등장했다. KBS 2TV 수목드라마 ‘각시탈’의 여주인공 진세연은 신인 답지 않은 안정된 연기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액션만은 자신 있다” 오디션때 패기
100억원 대작 여주연 발탁 꿈만 같아
‘내 사랑 꽃님이’ 때도 멜로는 어려워
연기때 상대배우 사랑한다 주문걸죠
“마지막 작품이라고 생각하면서 신나게 놀아보려고요.”
데뷔 3년차 신인 연기자가 “마지막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하다니. 배포 한 번 크다.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KBS 2TV 수목드라마 ‘각시탈’의 여주인공을 꿰찬 연기자 진세연(19). 사실 그의 전작들을 살펴보면 이번 주인공 발탁이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2010년 SBS 드라마 ‘괜찮아, 아빠딸’로 데뷔한 이후 MBC ‘짝패’, KBS 2TV 드라마 스페셜 ‘클럽 빌리티스의 딸들’을 거쳤고, 지난해 영화 ‘화이트-저주의 멜로디’와 5월 종영한 SBS 일일드라마 ‘내 딸 꽃님이’의 신데렐라로 발탁됐다. 이 모든 것이 데뷔 2년 만에 이뤄진 일들이다.
100억원이 투입되는 대작 ‘각시탈’의 출연은 오디션 때만 해도 꿈도 꾸지 못했다. 그저 씩씩하게 “액션 하나 만큼은 잘 할 수 있다”는 당찬 한 마디가 연출자 윤성식 PD의 마음을 움직였다.
“새로운 얼굴을 찾는 감독님께 신인인 제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갔던 것 같아요. 원래 학교 다닐 때도 체육 시간을 좋아했고, 운동 감각이 있긴 하지만 캐스팅되자마자 액션 연습과 승마부터 배웠어요.”
진세연이 연기하는 목단은 독립군 대장 담사리의 딸이자 조선 최초의 변검술사다. 밝고 명랑한 경성판 캔디 캐릭터로, 일본에 충성하는 이강토(주원)를 증오하다 훗날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인물이다.
극 초반 늘 일본 경찰들에게 쫓겨 도망을 다니고, 처참하게 고문을 받는 장면을 보여주지만 사실 만 열아홉의 소녀인 진세연에게 가장 힘든 연기는 바로 멜로다.
“‘내 사랑 꽃님이’를 할 때도 멜로 연기가 가장 어려웠어요. 아직은 사랑하는 남자 때문에 흘리는 눈물의 의미를 잘 모르거든요. 그래서 주변 언니 오빠들한테 조언을 듣기도 하고 무엇보다 연기를 할 때만큼은 내가 상대방을 정말 사랑하고 있다고 주문을 걸어요.”
데뷔 3년차 배우의 급성장에 대해 주변에서는 ‘신데렐라의 탄생’이라며 치켜세우지만 정작 본인의 부담감은 크다.
“소속사 식구들과 저는 늘 ‘차근차근’을 고집했는데 사실 운이 좋아서 빨리 온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은 배우라는 이름과 제 연기에 대한 책임감 등을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아직까지는 진세연이라는 이름 대신 작품 속 캐릭터로 기억하는 팬들이 많지만 진세연은 10년 후를 상상하며 평소 롤모델인 하지원을 언급했다.
“액션, 멜로, 로맨틱 코미디 등 어떤 장르를 해도 잘 어울리고, 소화하는 배우잖아요. 10년 뒤에 저도 그런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 머지않아 하지원 선배처럼 이름만으로도 신뢰받는 사람이 되어서 ‘진세연’이라는 배우로 거듭날 거예요.”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