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김광현. 스포츠동아DB
LG전 6이닝 7삼진 무실점…3승 입맞춤
공 93개로 6이닝…자신과의 약속도 지켜
이만수감독 “7월이면 더 좋아질 것“ 기대
아직 100% 완전한 모습이 아니다. 그럼에도 난공불락이다. ‘역시 김광현’이란 말이 절로 나온다. SK의 ‘돌아온 에이스’ 김광현(24)이 시즌 3번째 등판에서 3승에 입맞춤했다. ‘선발 등판=승리’의 기분 좋은 공식을 만들어가며 2008년 이후 SK의 5년 연속 최소경기 30승 달성을 이끌었다. 14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한 그는 6이닝 6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팀의 2-0 완승을 이끌었다.
●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다!
6월 2일 문학 KIA전(5이닝 무실점·79구)∼8일 문학 삼성전(5이닝 1실점·86구)을 거친 김광현은 3번째 선발 등판에 앞서 6이닝을 목표로 삼았고, 결국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90개 안팎을 던질 것”이라는 이만수 감독의 바람대로 투구수도 93개로 적정했다. 최대 고비였던 6회 1사 1·3루서 LG 5번타자 최동수를 주무기인 슬라이더(시속 139km)로 헛스윙 삼진으로 유도하고, 이병규(9번)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5회까지 투구수가 76개에 이르자 6회 첫 타자 이병규(7번)와 최동수를 맞아 3구 삼진을 잡아내는 등 공격적 피칭도 돋보였다. 6회를 무실점으로 막고 덕아웃으로 뛰어가는 그의 얼굴에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는 뿌듯함이 묻어났다.
● 토종 에이스의 자존심
어깨 부상과 기나긴 재활로 남들보다 출발은 늦었다. 그러나 벌써 3승이다. 16이닝을 던져 단 1자책점만을 기록했다. 방어율은 0.56.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김광현이 어깨 부상과 재활로 자리를 비운 사이, 한국프로야구 좌·우완 에이스 자리는 한화 류현진과 KIA 윤석민의 차지였다. 그러나 올 시즌 묘하게 둘 모두 부진과 불운에 고전하고 있다. 류현진(11게임 2승3패 방어율 2.76), 윤석민(11게임 3승3패 방어율 3.19) 모두 현재 2군에 내려가 있다. 늦은 출발에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광현의 손끝에 주목하게 되는 이유다.
어느 해보다 용병투수들의 득세 현상이 짙어지고 있는 요즘, 토종 에이스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이는 김광현뿐이다. 이만수 감독은 “광현이는 아직 완전한 상태가 아니다. 자신의 완벽했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7월이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래서 더 기대되는 김광현의 행보다.
■ SK 김광현 “다음 경기땐 1이닝 더 던지겠다”
먼저 팀이 이겨 기쁘다. 목표로 잡은 6회를 끝내게 된 점 또한 기쁘다. 자신감이 많이 회복된 느낌이다. 직구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다 좋았다. 다만 커브가 조금 아쉬웠는데, 빨리 보완하겠다. 다음 게임에선 한 이닝 정도 더 던지고 싶은 게 목표다. (2회 정상호의 부상으로 포수가 바뀐 것에 대해) 교체되자마자 조인성 선배와 사인을 재확인한 뒤 나섰다. 인성 선배가 LG 타자들을 많이 알고, 경험도 많아 사인 내는 대로 던지겠다고 했다. 대표팀에서 맞춰본 적이 있어 국내에선 처음 호흡을 맞췄지만 무리가 전혀 없었다. 경험이 많은 선배라 믿고 따랐다.
잠실|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