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영섭. 스포츠동아DB
오른손 타자 1번이 타순 짜는데 유리
배영섭 최근 부진에 ‘고정1번’ 뺀것
박한이·정형식 등 1번은 임시방편
타격 특별지도 요청 등 해결책 골몰
삼성 류중일 감독은 올 시즌 내내 타순 고민이 많았다. 시즌 초 3번 이승엽∼4번 최형우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폭발력을 기대했지만 최형우의 부진으로 변화가 불가피했다.
류 감독은 요즘 이승엽은 4번, 최형우는 3번 또는 6번에 배치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박석민 박한이 강봉규 등의 활용도도 달라졌다. 그러나 1번만은 ‘배영섭 고정’이었다. 최근 들어선 이마저 붕괴됐다. 14일에 이어 15일에도 류 감독은 박한이를 1번에 배치했다. “1번타자는 우타자가 좋다”고 말했던 류 감독이었다. 어떤 이유에서일까.
○“우타 1번, 좌·우 투수에 자유롭다”
우타자는 좌투수에 강한 반면 좌타자는 좌투수에 약하다는 것이 야구계의 정설이다. 좌타자가 좌투수에 강한 경우는 드물다. 삼성 좌타자 중에서도 이승엽만이 좌투수를 상대로 타율 3할 이상을 기록 중이다. 류 감독은 “1번타자는 고정되어야 안정적이다. 우타자를 1번에 배치할 경우 좌투수가 나오더라도 타순 변화 없이 경기에 임할 수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물론 좌타 1번이 무조건 불리한 것은 아니다. KIA 이용규, 두산 이종욱 등은 리그에서 손꼽히는 좌타 1번이다. 이에 대해 류 감독은 “이용규, 이종욱 등은 특별한 경우다. 그 정도 타자가 나오기는 쉽지 않다. 박한이도 예전에는 좌우투수를 가리지 않는 1번타자였다. 나이가 들면서 1번타자로는 거리가 좀 생겼다”라고 덧붙였다.
○“결국은 배영섭이다”
우타 1번을 선호한 류중일 감독이 박한이를 1번으로 기용하는 이유는 ‘고정 1번’이었던 배영섭의 부진 때문이다.
배영섭은 지난 시즌 타율 0.294에 출루율 0.363을 기록해 삼성 공격의 첨병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신인왕도 그의 몫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타율은 2할이 채 되지 않는다. 출루율도 3할을 갓 넘는 수준이다. 테이블 세터로서 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졌다. 심리적 안정을 위해 배영섭을 잠시 2군에 내리기도 했지만 부진은 여전하다. 잘 맞은 타구가 나와도 야수 정면으로 날아가 안타를 날리고 있는 실정이다.
류 감독은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간다는 것은 배트 스피드가 안 나온다는 이야기다. 타격코치와 상의를 하고 특별지도를 요청했다”며 배영섭의 부진 탈출을 위한 해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류 감독은 배영섭이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 박한이, 정형식 등으로 1번 자리를 대신할 예정이다.
잠실|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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