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 그래픽 “많이 컸네, 디아블로3도 되고”

입력 2012-06-20 18: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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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기준 점유율 1위의 그래픽 프로세서(GPU) 제조사는 어딜까? 엔비디아, AMD 둘 중 하나일 것이라 생각할 수 있으나, 정답은 인텔이다. 2011년 4분기를 기준으로 인텔의 점유율은 59%, AMD의 점유율은 25%,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16%다.

인텔은 분명 프로세서(CPU)에 주력하는 회사인데 어째서 그래픽 프로세서 시장에서도 1위인 것일까? 답은 내장 그래픽 프로세서(이하 내장 그래픽)다. AMD나 엔비디아는 외장 그래픽카드에 주력한 반면, 인텔은 자사의 프로세서 및 메인보드에 내장 그래픽을 탑재해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내장 그래픽이란 프로세서나 메인보드 내에 그래픽 처리용 코어를 탑재한 제품이다. 내장 그래픽을 탑재한 프로세서나 메인보드를 구입하면 별도의 외장 그래픽카드를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쉽게 말해 내장 그래픽은 (사실상) 공짜라는 것. 외장 그래픽카드를 구매하려면 3만 원에서 50만 원에 가까운 비용이 필요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처럼 비용적인 이점 때문에 많은 이들이 내장 그래픽을 사용한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기존의 내장 그래픽은 저렴한 가격만큼 성능도 저렴했다. 문서, 웹서핑 등 일반적인 작업이나 서든어택, 카트라이더 등 캐주얼 게임을 할 때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고사양 게임 등 강력한 3D 기능을 필요로 할 때에는 그 저렴한(?) 성능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오죽하면 ‘그래픽 감속기’라는 굴욕적인 별명까지 얻었겠는가. 그래픽 감속기란 그래픽 처리 능력을 올려주는 그래픽 가속기와 반대의 역할을 한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그러나 최근 인텔, AMD 등 프로세서 제조사가 내장 그래픽에 관심을 가지면서 내장 그래픽의 성능이 크게 발전했다. 이에 내장 그래픽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디아블로3’와 프로리그 개최를 통해 주목 받고 있는 ‘스타크래프트2’를 얼마나 원활하게 실행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본다. 디아블로3 다음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는 기존의 내장 그래픽으로도 제법 원활하게 실행할 수 있기에 확인대상에서 제외했다.

현재 가장 최신 내장 그래픽은 3세대 인텔 코어 i 프로세서(아이비브릿지)에 내장된 인텔 ‘HD4000’과 AMD 2세대 A10 APU(트리니티)에 내장된 라데온 ‘HD 7660G’이다. 이 2제품의 게임 실행능력을 확인해 본다. 테스트에는 삼성 시리즈9(i7-3517U 프로세서, 4GB 메모리 탑재) 노트북과 AMD에서 제공받은 노트북(A10-4600M 프로세서, 4GB 메모리 탑재)을 사용했다.



3D 게임을 정상적으로 즐기려면 평균 약 30프레임 이상의 결과가 나와야 한다. 25프레임 내외의 결과가 나오면 게임을 즐길 수는 있으나 화면이 약간 끊기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20프레임 이하로 떨어지면 화면의 끈김 때문에 게임을 정상적으로 즐길 수 없다.


인텔 HD4000, 전작보다 장족의 발전

먼저 인텔 HD4000으로 디아블로3를 실행해보니, 게임을 제법 원활히 즐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해상도를 시리즈9의 최대 해상도인 1,600x900으로 설정한 후 모든 옵션을 최대한 높게 설정했다. 이후 게임 내의 3막 라키스 횡단로와 4막 천상의 회랑으로 이동했다. 그 결과 평균 약 20프레임(15~25프레임)의 결과값을 얻었다. 여기서 안티앨리어싱(사물 윤곽의 거친 그래픽을 보다 부드럽게 변환해주는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설정하니, 프레임의 최소값이 상승해 평균 약 22.5프레임(20~25프레임)으로 측정됐다.



해상도를 울트라북이나 보급형 노트북에 널리 사용되는1,366x768로 낮춘 후 모든 옵션을 최대한 높게 설정해보니, 평균 27.5프레임(25~30프레임)의 결과를 얻었다. 이 상태로 안티앨리어싱을 해제하고 물리옵션만 낮추면 평균 32.5프레임(30~35프레임)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전작 인텔 ‘HD3000’으로는 디아블로3를 제대로 즐기기 어려웠던 점을 감안하면 (내장 그래픽 치고) 장족의 발전이다.




반면 스타크래프트2의 결과는 디아블로3의 결과보다 좋지 못했다. 게임을 즐길 수는 있으나, 높은 해상도 및 옵션을 주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해상도를 1,600x900으로 설정하고 그래픽 품질을 최고급으로 맞춰보니 평균 12.5프레임(10~15프레임)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게임이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이다. 그래픽 품질을 높음으로 설정해도 프레임은 별반 상승하지 않았다. 옵션을 중간으로 설정해도 평균 약 22.5프레임(20~25프레임)에 지나지 않았다.



해상도를 1,366x768으로 낮추고 옵션을 중간으로 설정해야 평균 프레임이 27.5 내외(25~30프레임)로 상승했다. 스타크래프트2를 실행하는 것 자체가 버거웠던 전작보다는 나은 결과지만, 스타크래프트2를 원활히 즐기려는 사용자에게 인텔의 내장 그래픽은 아직 시기상조다. 참고로 옵션을 낮음으로 설정하면 평균 프레임은 약 55내외로 치솟지만, 그래픽의 디테일이 눈에 띄게 망가진다.

라데온 HD7660G, 현존 최고(?)의 내장 그래픽

라데온 HD7660G로 디아블로3를 실행해본 결과 HD4000보다 약간 더 원활하게 실행되지만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상도를 1,366x768에 맞추고 옵션을 최대한 높게 설정해보니, 평균 30 프레임(25~35프레임)으로 측정됐다(라키스 횡단로, 천상의 회랑 기준). 여기서 안티앨리어싱만 해제하면 평균 프레임이 35 프레임(30~40프레임)으로 상승했다. 참고로 AMD에서 샘플로 제공받은 노트북은 최대 해상도가 1,366x768에 불과했다. 따라서 HD4000과 달리 1,600x900 해상도에서 벤치마킹이 곤란했던 점 양해 부탁 드린다.


라데온 HD7660G로 스타크래프트2를 실행해본 결과, HD4000과 달리 스타크래프트2를 제법 원활하게 실행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해상도를 1,366x768에 맞추고 그래픽 품질을 최고급으로 설정하니 평균 약 27.5 프레임(25~30프레임)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래픽 품질을 높음으로 설정하면, 평균 약 37.5 프레임(35~40프레임)으로 나타났다. 옵션을 중간에 맞추면 평균 약 47.5 프레임(45~50프레임)으로 상승했다.


인텔 HD4000과 라데온 HD7660G의 성능을 비교한 결과, HD7660G가 약간 더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HD7660G로 고 사양 온라인 게임을 제대로 실행할 수 있을까? 출시가 얼마 남지 않은 고 사양 온라인 게임 ‘블레이드&소울’을 실행해 봤다. 해상도를 1,366x768로 설정한 후 모든 그래픽 옵션을 최하(1단계)로 설정했다. 이후 ‘대나무 마을’근처에서 퀘스트 및 사냥을 수행했다. 그 결과 평균 약 22.5 프레임(20~25프레임)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게임을 실행할 수는 있지만, 제대로 즐기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이 결과는 지난 베타 테스트 당시에 얻은 결과이며, 당시에는 인텔 HD4000이 출시되지 않아서 인텔 HD4000의 결과를 얻지 못한 점 양해 바란다.

인텔 HD4000과 라데온 HD7660G는 앞으로 울트라북이나 저가형 노트북에 널리 사용될 제품이다. 따라서 내장 그래픽으로 디아블로3나 스타크래프트2 등 유명한 게임을 원활히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은 사용자의 입장에서 환영할만한 결과다. 하지만 상당히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을 즐기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텔과 AMD에서 내장 그래픽을 지속적으로 개량해 노트북으로도 원활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되길 기대한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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