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으로 나란히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SK 불펜의 쌍두마차 박희수(왼쪽)와 정우람. 스포츠동아DB
믿을맨 듀오, 팔꿈치·어깨 통증에 제외
무조건 100구 이상!…선발야구로 전환
이만수 감독 “공격때는 작전 늘리겠다”
잘 나가는 1위 SK에 비상등이 켜졌다. 단순히 SK만의 문제가 아니라 프로야구 판도 전체를 뒤흔들 ‘대형사건’이다. SK 불펜의 쌍두마차 박희수와 정우람이 21일 동시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SK 이만수 감독은 “모든 판을 다시 짜겠다”고 밝혔다. 개막 이전부터 거듭된 부상 악재와 싸워온 SK이지만 기둥 2개가 한꺼번에 빠져나간 현 상황은 비상시국이 아닐 수 없다.
○이유는?
박희수는 팔꿈치, 정우람은 어깨 통증이 원인으로 확인됐다. “심각하지는 않다”는 것이 SK의 설명. 선두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시키지 말자”는 트레이닝 파트의 의견이 받아들여졌다. 20일 문학 롯데전 승리 직후 이만수 감독, 성준 투수코치, 트레이닝 파트의 회의가 열렸고, 이 감독이 21일 낮 최종 결정을 내렸다. 정우람은 원래 몸이 안 좋았는데, 회복이 더뎠다. 박희수는 20일 롯데전 세이브 직후 팔꿈치 상태가 악화됐다. SK는 22일부터 광주∼대구 원정 6연전을 떠나는데 두 투수를 문학에 남겨둔다. 재활에 전념케 한 뒤 1군에 합류시킬 계획이다.
○대안은?
SK는 문승원과 김태훈을 1군으로 올렸다. 그러나 이들이 정우람-박희수의 공백을 메울 것이란 기대는 하지 않는다. 결국 고육책은 돌려막기다. 엄정욱, 이재영, 임경완 등 기존 불펜진이 상황에 따라 변칙 투입된다.
그러나 근본 대책은 야구 틀 자체의 전환이다. 불펜야구에서 선발야구로 색깔을 바꿀 계획이다. 성준 투수코치는 21일 투수진 미팅을 열어 “앞으로 선발 등판하는 투수는 100구 이상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대한 긴 이닝을 책임지우겠다는 방침이다. 이길만한 흐름에서 계투조를 가동시킨 기존의 야구는 일단 멈춤이다. 이만수 감독은 “불펜 이재영이 5승을 했다. 불펜이 많이 던졌다는 증거다. 이제 선발이 해줄 때”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공격에서도 “작전을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점수를 뽑을 때, 확실히 뽑아 경기 막판 부담을 줄이겠다는 계산이다. 김광현, 송은범 없이도 잘 나갔던 SK가 또 다시 저력을 시험받고 있다.
문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