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tter Interview]진갑용 “내 야구인생 8회말…10구단 생기면 또 모르죠∼”

입력 2012-07-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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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에 가까운 나이에도 삼성 진갑용은 젊은 선수들보다 뛰어난 활약으로 노장의 을 과시하고 있다. 진갑용은 2년 연속 챔피언 등극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승리 한 뒤 하늘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하는 진갑용.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오승환과 세리머니는 뻘쭘해서 ‘하늘 찌르기’
회춘 모드? 감독님이 체력관리 잘해준 덕분
은퇴하면 야구장에 아들경기 응원하러 가겠죠


최근 프로스포츠는 종목을 막론하고 노장들의 수난시대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구단의 압박에 떠밀려 우울한 말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추세와 달리 불혹에 가까운 나이에도 변함없는 존재감을 뽐내는 선수가 있다. 삼성 안방마님 진갑용(38)이 그 주인공이다. 그의 투수 리드는 더 노련해졌고, 방망이는 더 뜨거워졌다. ‘회춘모드’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진갑용의 전성시대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진갑용의 친필 사인볼 당첨자는 @IF_YJH, @fdfd16, @MJ_CREA다.


-야구를 하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은 언제?(@spoir9145)

“아마추어 때는 대학교 1학년(1993년) 고연 정기전이 기억에 남네요. 그 때 덕 아웃에 고 최남수 감독님 영전을 모시고 경기를 했었어요. 역전승을 거둔 뒤 동료들과 함께 울었죠. 함께 뛰었던 문동환, 강상수 선배 등 그 연배의 형들은 그 경기를 모두 기억할 겁니다. 프로 생활하면서는 2002년 첫 우승과 올림픽 전승 우승이 기억에 남네요. 올림픽은 아직도 1구 1구가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올림픽 금메달, 한국시리즈 우승, 그리고 아시아시리즈 제패까지 많은 것들을 이뤄냈습니다. 은퇴 전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요?(@fwasun)

“그러고 보니 선수로서는 이루고 싶은 걸 다 이뤘네요. WBC 4강도 경험했고…. 은퇴 전에 우승 한 번 더 했으면 합니다. 우승도 기회가 됐을 때 해야 하는 것 아니겠어요?”


-팀에서 분위기를 좋게 해주는 선수는 누구인가요?(@okskjs)

“요즘은 (이)승엽. 그 정도 레벨의 선수가 나서서 팀 분위기를 활기차게 하기는 쉽지 않은데 무척 잘해주고 있어요. 그래서 더 고맙고요. 승엽이의 그런 노력 덕분에 팀이 잘 나가는 것 같네요.”


-포수로서는 최고의 안방마님이신데 가족들에게, 특히 아이들에게는 어떤 아빠이신지? 백점 만점에 몇 점∼?(@IF_YJH)

“빵점. 경기 끝나고 집에 들어가면 애들이 잘 시간이고, 아침에 내가 일어나면 애들이 학교 가고 없어요. 원정경기 때문에 1년에 반은 집을 비우죠. 비시즌 때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합니다. 전지훈련 갈 때도 가족들을 데리고 가요. 괌에 있는 콘도를 잡아서 훈련 없는 날은 하루 종일 물놀이를 하고요. 큰 애가 중학생이고, 둘째가 초등학생인데 사인을 해주거나 아이들 친구들을 식당에 초대하기도 해요. 얼마 전에는 시험이 끝났다고 친구들 10명 정도를 데리고 왔더라고요.”


-아드님도 야구선수로 키우실 건지요?(@EM_LIONS)

“초등학교 3학년인 작은 아들이 지금 리틀야구를 하고 있어요. 투수를 하고 있는데, 적성에 맞는다면 포수도 적극 추천할 생각이에요. 아이의 첫 게임 때는 직접 경기를 관전했는데, 첫 타석에서 투수가 던진 볼에 맞고 울더라고요. 허허.”


-점점 좋은 대형 포수 자원이 안 나오는데 그 이유가 뭐라 생각하세요? 그리고 야구선수를 꿈꾸는 어린 후배들에게 포수의 매력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MhTaiji)

“왜 없나요. 강민호도 있고, 양의지 있고, 정상호 있어요. 두산에는 수비가 괜찮은 포수들도 꽤 많고요. 요즘에는 포수가 방망이도 좀 쳐야 하지만…. 내가 낸 사인이 의도대로 병살타가 되거나 삼진을 잡아내면 그 느낌이 정말 좋아요. 경기 흐름을 내 손으로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것이 포수의 매력이죠.”


-오승환 선수가 세이브 할 때 두 분이 세리머니 비슷한 제스처(하늘을 향해 손가락을 치켜드는 동작)를 하시는데 어떤 의미가 담겨져 있는 건가요?(@fdfd16)

“할 때마다 잘 던지니깐, 뭔가 있어야겠다 싶었어요. 튀게 하지는 말고 하늘이나 한번 찌르자고 했더니 (오)승환이가 그러겠다고 하더라고요. 지금까지 한 200번은 했나.”


-작년 한국시리즈 우승 후 춤을 추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는데요. 그 춤은 준비를 했던 건가요? 아니면 즉흥적으로 춘 춤인가요?(@kiakjh)

“어디 기사에는 도미니카 친구한테 배웠다고 나오던데, 그건 아니에요. 마지막 경기 팬들과 함께 즐기는 순간인데, 애들이 숫기가 없어서 전부 빼더라고요. ‘나라도 좀 세게 하자’ 생각에 즉흥적으로 나온 겁니다.”


-진갑용 선수에게 삼성 라이온즈는 어떤 팀?(@ImMinA_)

“내 야구 인생의 반환점, 제2의 야구인생이 시작된 고마운 팀입니다. 전성기를 보냈으니 서로 윈-윈이라고 해야 하나. 프런트 분들이 고맙다는 말을 하시던데,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더 열심히 하게 됩니다.”


-올해 회춘이라는 말을 들으실 만큼 좋은 페이스인데요. 그 원인 세 가지만 꼽아주세요.(@weirdamy)

“작년에도 이 정도 하지 않았나요? 타율이 좋을 뿐이지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요. 감독님이 체력관리를 해주시니 이런 성적이 나는 것 같네요. 내가 지금 규정타석을 채웠다면 진작 지쳤을 겁니다.”


-오승환 선수를 제외하고 공을 받아볼 때 가장 인상 깊었던 선수, 그리고 그 선수의 발전해가는 모습을 보며 가장 뿌듯했던 선수는 누구인가요?(@MJ_CREA)

“예전에 (배)영수 볼이 정말 좋았어요. 한창 잘 던질 때는 9회까지 던져도 힘이 안 떨어졌으니까요. 2004년 한국시리즈 4차전(10월 25일 대구 현대전)에서 10회 노히트노런한 게임은 아직도 생생해요. 그 때는 고개 한번 안 흔들고, 달라는 대로 볼을 던졌죠. 베이징올림픽 캐나다전에서 완봉한 (류)현진이도 기억에 남아요. ‘선배님이 던지란 대로 던지겠다’면서 사인 내는 대로 던졌죠.”


-선수생활을 야구로 치자면 몇 회 정도 되신다고 생각하시나요? 또 남은 선수생활 동안 달성하시고 싶은 기록은 무엇이 있나요?(@Ahn_ik)

“8회말 정도? 일단 마흔까지는 계약이 되어 있으니 은퇴는 그 후에 생각하려고 해요. 10구단이 생기면 더 오래 할 수도 있지 않겠나 싶네요. 기록에 대한 생각은 크지 않아요. 그냥 우승 반지 한번 더 끼어 봤으면 좋겠네요.”


30년 뒤 그리는 나의 모습은?

“돈 많이 벌어 놓고, 회원권 끊어 놓고, 골프나 치러 다니려나? 하하. 내가 야구를 워낙 좋아하니깐 아들 야구 하는 걸 보러 다닐 수도 있겠네요. 야구 보는 일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그 때도 마냥 야구를 즐기고 있을 것 같아요.”


삼성 진갑용은?

▲생년월일=1974년 5월 8일
▲키·몸무게=182cm·90kg
▲출신교=하단초∼초량중∼부산고∼고려대
▲프로 경력=1997년 신인드래프트 OB 2차 1번(전체 1순위) 지명·입단∼1999년 삼성 입단
▲국가대표 경력=1998방콕아시안게임(금메달)·2006월드베이스볼클래식(4강)·2008베이징올림픽(금메달)
▲2012년 연봉=4억원
▲2012년 성적(8일 현재)=64경기 189타수 61안타(타율 0.323) 3홈런 36타점


정리|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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