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류중일 감독. 스포츠동아DB
삼성의 시즌 초반 부진은 사실 예상 밖이었다. 알게 모르게 우승 후유증도 있었을 테고,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아시아시리즈에서 챔피언에 오르면서 다른 팀과 달리 체력적 부담도 느꼈을 수 있다. 여기에 시즌 전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히면서 선수단이 느끼는 심리적 부담도 마이너스 역할을 했을 수 있다.
그러나 이제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삼성은 앞으로 더 치고 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지난해 에이스 역할을 했던 윤성환의 복귀가 임박했고, 시즌 초반 부진을 보였던 차우찬과 안지만 등이 자신의 기량을 되찾으면서 무엇보다 투수력이 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게 가장 고무적이다. 여기에 이승엽과 박석민이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고, 한때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던 최형우도 조금씩 제 실력을 발휘하고 있어 타선의 짜임새도 훨씬 좋아졌다. 사령탑을 처음 맡은 지난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낸 류중일 감독이 지난해의 경험을 밑바탕 삼아 선수들을 잘 지도한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삼성의 독주체제를 견제할 팀으로는 롯데와 SK를 꼽고 싶다. 롯데는 최근 수년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큰 경기를 치렀던 경험이 큰 자산이다. 이대호와 장원준이 빠져나갔지만 큰 고비 없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그 중 3번이나 우승했던 SK 역시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 선수들이 경기상황에 맞는 플레이를 할 줄 안다는 것은 무서운 힘이다.
이번 주중 경기를 끝마치면 짧은 올스타 브레이크에 돌입한다. 지난주에 이미 언급한대로 장마라는 외부변수를 어떻게 극복하고, 이번 휴식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각 팀의 희비가 엇갈릴 것이다. 독주체제로 접어든 삼성의 행보와 견제세력으로 꼽을 수 있는 롯데, SK를 유심히 지켜보는 것도 잔여 페넌트레이스를 지켜보는 또 다른 재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