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피플] 김자인 “일단 매달리면 중독, 완등하면 성취감 짱!”

입력 2012-07-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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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스포츠 클라이밍의 간판스타 김자인이 서울 수유동 노스페이스 아웃도어문화센터 인공암벽에서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우리나라 스포츠 클라이밍의 간판스타 김자인이 서울 수유동 노스페이스 아웃도어문화센터 인공암벽에서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스포츠 클라이밍 간판 미녀스타, 김자인

“초등 4학년 시절 첫 암벽 등반, 그땐 울먹”
일반인 하기엔 위험? “장비 갖추면 안전”

“우승보단 완등” 세계대회 전코스가 목표
월드컵 1차 대회 銀…20일 우승 재
도전

스포츠 클라이머 김자인(24·노스페이스). 요즘 남성은 물론 여성과 어린이 사이에 빠르게 저변을 넓혀가고 있는 익스트림 스포츠인 스포츠 클라이밍(인공암벽등반)의 간판스타다.

그의 별명은 ‘클라이밍의 여제’. 153cm 작은 키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루어 월드컵 대회에서 우승을 12회나 했다. 또한 실력 못지않은 뛰어난 미모를 지녀 ‘얼짱 스포츠 스타’로도 불린다. 김자인은 그동안 스포츠 클라이밍 리드 부문 세계 랭킹 1위를 지키다 지난해 아쉽게도 슬로베니아의 미나 마르코비치에게 정상을 내주었다.

하지만 스포츠 클라이밍 강국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얇은 선수층, 불리한 훈련 여건을 감안하면 김자인이 그동안 거둔 성적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

정상을 되찾기 위해 서울 수유동 노스페이스 아웃도어문화센터에서 훈련으로 땀을 흘리고 있는 김자인을 만났다.


- 너무 바쁘다 보니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국내외 대회가 워낙 많다. 더구나 현재 (고려대)대학원에서 스포츠심리학을 공부하고 있는데 학교생활과 대회를 동시에 소화하기가 쉽지 않다. 외국 나가면 비행기나 호텔 방 안에서 학과 과제를 하는 게 일이다.”


- 스포츠 클라이밍을 하게 된 계기는.

“부모님이 모두 산을 좋아하신다. 엄마는 대한산악연맹 공인심판 자격증도 있다. 초등학교 시절에 가족이 함께 놀러 가면 주로 인공암벽이 있는 공원이었다.”


- 어린 나이였는데 암벽이 무섭지 않았나.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암벽에 매달렸다. 10미터 직벽이었는데 절반도 못 올라가 울면서 내려왔다. 6학년 때 오빠들을 따라 스포츠 클라이밍 청소년 캠프에 갔다가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 스포츠 클라이밍의 매력은.

“일단 매달리는 느낌을 알면 중독이 된다. 뭔가에 완벽하게 빠져든 상태라고 할까. 목표로 한 코스를 완등했을 때 성취감은 무엇과도 비교하기 힘들다.”


- 일반인이 도전하기는 좀 위험할 것 같은데.

“편견이다. 실제로 위험하다는 생각에 망설이는 사람이 많다. 인공암장에서 장비를 갖추고 하면 안전한 스포츠다. 보시라. 이곳 연습장에도 어린이들이 많이 배우고 있지 않은가.”


- 경기를 보면 근력 못지않게 두뇌 회전이 빨라야 할 것 같다.

“그렇다. 대회에서는 루트를 공개하지 않다가 경기 직전에 5분 정도 살펴 볼 수 있다. 이때 루트 섹터(루트를 만드는 사람)가 의도한 동작을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 홀드 배열 등을 파악해 어떤 동작으로 올라야겠다는 그림을 머릿속으로 빨리 그려야 한다.”


- 다른 사람이 플레이하는 동안 구상할 수도 있지 않나.

“그것을 막기 위해 선수들은 루트 공개 후 모두 대기실로 들어간다. 그러다 자기 이름을 부르면 출전하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다.”


- 인공암벽이 아닌 실제 암벽도 타는지.

“예전에는 자연 암벽 등반을 무서워했다. 그런데 클라이밍에 빠질수록 자연 암벽에도 관심이 생겼다. 보통 한 해 대회가 20여개나 되다보니 산에 갈 시간이 없어 아쉽다. 지금은 인공암벽에 집중하고 싶다. 진짜 암벽은 나중에 얼마든지 오를 수 있으니까.”


- 김연아, 손연재처럼 미모의 스포츠 스타로 인기가 높다.

“‘스포츠클라이밍’하면 ‘김자인’을 많이 떠올려주시는 것 같아 감사하다. 그리고 예전보다 예뻐진 건 맞다. 하하! 나이를 먹어서가 아닐까.”


-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우승도 중요하지만 완등이 더 중요하다. 세계대회에서 예선, 준결승, 결승 코스를 모두 완등하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은퇴해서도 스포츠클라이밍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다.”



● 에필로그: 인터뷰에 이어 김자인은 14일(한국시간) 프랑스 샤모니에서 열린 월드컵 1차 대회 리드 부문에 출전했다. 결과는 아깝게도 준우승. 결선에서 숙적 미나 마르코비치와 공동 1위에 올랐지만, 예선전 점수를 합산한 최종 점수에서 밀렸다. 그동안 이 대회를 위해 많은 땀을 흘린 그로서는 아쉬움이 많이 생길 결과. 하지만 샤모니 현지에서 날아온 사진의 김자인은 은메달을 목에 걸고 환하게 웃고 있었다. “우승이 아닌 완등이 목표”라던 인터뷰 때 밝은 모습이 새삼 다시 떠올랐다.

김자인은 20일 프랑스 브리앙송에서 열리는 월드컵 2차 대회에서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한다.

■ 스포츠 클라이밍은?

스포츠 클라이밍은 ‘리드’(Lead), ‘볼더링’(Bouldering), ‘스피드’(Speed) 등 세 종목이 있다. 리드는 13미터 이상의 높은 코스에 매달려 얼마나 더 높이 올라가느냐를 겨루는 종목이다. 이에 비해 볼더링은 4∼5개로 구성된 5m 내외의 인공 암벽을 몇 차례의 시도 만에 완등하느냐를 따지고, 스피드는 상대적으로 쉬운 코스를 얼마나 빨리 오르느냐를 가린다. 규격 코스가 정해진 스피드와 달리 리드와 볼더링은 매 대회마다 코스가 다르다. 김자인은 리드에서 세계 랭킹 1·2위를 다투고 있고, 볼더링에서도 세계 10위권 수준의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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