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전 선수 12명의 연봉 합계만도 2억5000만 달러(약 2851억 원)에 이른다. 1인당 평균은 240억 원 가까이 된다. 2012 런던 올림픽에 출전하는 미국 남자 농구 대표팀 얘기다. 최고 연봉은 코비 브라이언트(LA레이커스)로 올해 연봉 추정액은 2500만 달러(약 285억 원). 몸값만 따지면 런던 올림픽에서 남자 테니스 로저 페데러(스위스),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 등과 금메달을 다툴 만하다.

코트의 억만장자들은 올림픽에서도 특별 대접을 받는다. 선수촌 대신 런던의 한 부티크 호텔을 통째로 빌려 숙소로 정했다. 선배들의 전통을 이번에도 따르게 됐다.

미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원조 ‘드림팀’이 출전한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부터 올림픽 때마다 줄곧 선수촌 밖에 둥지를 마련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는 하루 방값만도 1000유로(약 140만 원)가 넘는 세계 최대의 호화여객선 퀸 메리 2호에 머물렀다. 하지만 당시 미국 대표팀은 부진에 허덕이며 동메달에 그쳐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도 다른 미국 대표팀 선수단은 모두 선수촌에 들어간 반면 남자 농구는 인터콘티넨털호텔에 투숙했다.

잠자리가 편해야 제대로 힘을 쓸까. 미국 남자 농구는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부터 2008년 베이징 대회까지 5차례 올림픽에서 4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금메달 행진은 호화 특혜 논란을 잠재우는 이유일지 모른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