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Essay] 끈끈한 ‘팀스피릿’…막차탄 정우영도 걱정없죠

입력 2012-07-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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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대표팀 정우영. 스포츠동아DB

6월 말, 런던올림픽 최종 엔트리(18명) 발표 때 미드필더 정우영(교토상가)의 이름은 불리지 않았습니다. 한 달 뒤인 7월24일(한국시간) 한국영이 왼쪽 발등 부상으로 경기에 뛸 수 없게 되자 홍 감독은 대체선수로 정우영을 뽑았습니다.

일본에 있던 정우영은 오사카에서 암스테르담을 경유해 영국으로 급히 날아왔습니다. 뉴캐슬에 도착한 그의 표정은 복잡해보였습니다. 동료에 대한 안타까움과 설렘, 긴장이 교차하는 듯 했습니다.

탈락 때 심정을 물었습니다. 대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올림픽팀은 항상 제가 바랐던 팀이에요. 왜 섭섭한 게 없었겠어요. 하지만 저는 올림픽 팀에서 얻은 게 정말 많아요. 진심으로 올림픽팀을 응원하고 싶었어요.” 인터뷰라서 으레 하는 말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는 입사시험에 떨어지고 친구는 합격했을 때 친구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원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그토록 가고 싶던 올림픽에 못 가게 됐는데 진심으로 동료를 응원하게 만드는 그 힘은 무엇일까요.

홍명보 감독이 늘 강조하는 ‘팀’에 해답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올림픽 팀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식사 때나 버스 이동할 때 휴대폰 통화하지 않는 것, 이동할 때 복장을 통일하는 것, 선수들은 티셔츠를 바지 안에 넣어 정갈하게 입는 것 등입니다. 이는 모두 ‘팀’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귀결됩니다.

최종명단 발표 때 “올림픽팀의 키워드를 하나 뽑아 달라”고 묻자 홍 감독은 주저 없이 “예나 지금이나 변한 건 없다. 바로 팀이다. 우리는 죽어도 살아도 팀이다. 팀 외에는 누구도 없다. 팀이 우선이다”고 말했습니다. 늦게 합류하게 된 정우영도 그토록 바랐고 원했던 바로 그 ‘팀’의 일원으로 곧 녹아들게 되겠죠.

뉴캐슬(영국)|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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