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윤, ‘건달’ 16년만에 쨍! “가문의 영광입니다”

입력 2012-08-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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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자’는 얻어걸렸다”는 조재윤이 배우 생활 16년 동안 무명에 가까웠던 인생에 ‘잭팟’을 터뜨렸다. 세 편의 영화와 드라마 한 편에 연달아 캐스팅됐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 ‘추적자’ 용식이 주목, 조재윤

그동안 맡은 조폭과 차원 다른 배역
로맨틱 건달 멜로 연기로 깜짝 인기
영화·드라마 4편 캐스팅 ‘전성시대’

이 배우는 대체 어디서 나타났을까.

출연한 영화가 10편이 넘고 드라마 출연작도 대여섯 편인데도 모두 단역이었던 탓에 이름과 얼굴은 낯설다. SBS 드라마 ‘추적자’에 출연하기 전까진 그랬다. 단 한 편의 드라마로 인생이 달라진 배우를 찾자면 조재윤(38)은 가장 최근의 사례에 속한다. 전과 7범 건달 용식이. 의리는 강하고 알고 보면 로맨티스트다.

연모하는 여형사(박효주)를 향해 “아이고 조형사님”을 외치며 시청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조재윤을 만났다. “며칠 전엔 효주와 마셨고 엊그제는 김성령, (고)준희와 맥주 한 잔 했다. 어제? (김)상중, (손)현주 형과 와인을 마셨다”는 조재윤은 연일 이어지는 술자리로 드라마가 남긴 여운을 즐기고 있는 듯했다.

조재윤의 연기 생활은 ‘추적자’ 출연 전과 후로 나뉜다. 16년 동안 연극배우와 영화 단역으로 활동하던 그는 ‘추적자’를 거치며 세 편의 영화와 또 다른 드라마 한 편에 연달아 캐스팅됐다. ‘잭팟’이 터졌다.

조재윤의 향후 출연작은 영화계와 방송가의 기대작들. 김용화 감독의 ‘미스터고’에서는 주인공 고릴라의 주치의 역을 맡았고 연말에 개봉하는 ‘12월23일’에서는 인간애 짙은 교도관을 연기한다. 액션영화 ‘용의자’에서는 작전 장교 역. 9월부터는 KBS 2TV 드라마 ‘전우치’에 출연한다.

“오랫동안 왜 ‘조폭’ ‘건달’만 연기하느냐는 소리를 들었어요. 이 얼굴에도 시켜 주니까 하지. 하하! 모든 배우는 이미지 변신하고 싶고, 단역 배우라도 멜로하고 싶어요. 안 시켜 주니까 못했죠.”

조재윤은 “솔직히 ‘추적자’는 얻어 걸렸다”고 했다. 이 드라마 보조 작가가 그의 대학 동창. 10년 가까이 연락이 없던 친구는 드라마 연출진에게 조재윤을 추천했다.

“처음엔 또 건달이야? 했어요. 건달 역할 많이 했지만 대부분 동네 양아치 수준이었는데 이번엔 달랐습니다. 멜로도 있고 모든 회에 나오고 스토리까지 있고.”

조재윤은 “요즘처럼 일을 많이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예전에 도로공사 아르바이트 할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웃던 그는 “벌써부터 가문의 영광이다. 아버지의 유일한 친구가 리모콘인데 요즘 아버지가 친구와 만나는 일이 많다”고도 했다.

조재윤은 오랜 무명 배우 생활을 거친 뒤 비로소 이름을 알리며 겪는 일상을 소개했다.

“드라마 ‘전우치’ 출연은 아픈 아버지를 위한 선택이에요. 오랫동안 누워만 계셨기 때문에 극장에서 아들의 연기를 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아버지에겐 택시가 보물 1호에요. 택시가 집 앞에 덩그러니 세워진 지 오래죠. ‘추적자’로 용식이를 알린 건 그동안 아버지에게 하지 못했던 심적인 효도를 한 기분입니다.”

조재윤은 얼마 전 열애설에도 휩싸였다. 한 아침 프로그램 제작진으로부터 연인의 존재를 묻는 질문을 받고 “네”라고 대답한 게 시작. 연인 공개로 인해 조재윤은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제가 장동건도 아니고. 있는 여자친구를 없다고 하는 것도 웃기잖아요. 살다 보니 인간 조재윤에게도 이런 일이 생기는구나. 하하! 저 같은 무명의 배우에겐 열애설도 기분 좋은 일입니다.”

조재윤은 ‘추적자’ 마지막 방송 날 함께 출연한 손현주를 부둥켜안고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머리 속에서는 혼자 병원을 찾아가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은 기억부터 아버지의 수술, 연극 무대에 섰던 일 등 지난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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