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 ‘4차원 소녀’ 김장미 “어릴적 꿈은 경호원·군인…지금? 머리 자르고 싶어”

입력 2012-08-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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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미. 스포츠동아DB

■ 사격 막내, 女 25m 권총 금

여자 25m 권총에서 나온 금메달은 대한사격연맹의 치밀한 전략과 ‘강심장’ 김장미(20·부산시청)의 절묘한 하모니가 만들어낸 쾌거였다.

○승부수 주효

대한사격연맹은 3월 초 결단을 내렸다. 김장미는 1월 아시아선수권에서 공기권총 1위를 차지해 이 종목 쿼터를 직접 따냈지만 정작 주 종목인 25m 권총 쿼터는 따지 못했다. 연맹은 올림픽에서 25m 권총의 메달 전망이 있다고 판단해 대한체육회 승인을 거쳐 국제사격연맹(ISSF)으로부터 50m 소총 복사(남자) 쿼터를 반납하고 여자 25m권총 쿼터로 교환을 승인 받았다. 올림픽을 앞두고 딱 1번만 이런 방식의 교환이 가능한데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사격은 국제대회에서 직접 쿼터를 따내도 또 다시 피 말리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해야 한다. 김장미는 다행히 연맹이 주최하는 올림픽 파견 선발전을 당당히 통과해 런던에 입성했다. 연맹 장갑석 강화위원장은 “당시 반대하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하지만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나와 변경수 감독이 강하게 드라이브했다. 김장미가 금메달을 따고 나니 그 때 반대했던 분들로부터 잘 한 결정이었다는 격려 전화를 받고 있다”며 웃음 지었다.


○타고난 강심장

김장미의 어릴 적 꿈은 경호원이나 군인의 길을 걷는 것이었다. 타고난 강심장이니 그 쪽 일도 잘 했을 것 같다. 김장미의 강심장은 결선에서 빛을 발했다.

김장미는 우승 후 “이번에 정말 많은 걸 배우고 느꼈다. 경험도 더 필요하고 내가 긴장도 한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그만큼 긴장을 잘 안 하는 스타일이다.

결선 마지막 4시리즈 5발을 남기고 김장미는 중국 천잉에 0.8점이 뒤져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5발을 내리 10점대를 쏘며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3번째에 쏜 10.9점 만점이 하이라이트였다.

사대에서는 강심장을 가진 냉정한 승부사지만 평소에는 발랄한 20살 소녀다. 인터뷰에서 톡톡 튀는 어투와 엉뚱한 답변으로 화제를 모았다. 금메달을 딴 소감을 묻자 생뚱맞게도 “머리를 자르고 싶다”고 했다. 금메달 후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은 동료와의 회식. 취재진이 “영국은 물가가 비싼데 괜찮겠느냐“고 묻자 ”금메달 땄으니 쏘겠다“고 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사격 김장미는?

▲생년월일=1992년 9월 25일
▲키·몸무게=159cm·49kg
▲출신교=부광중∼예일고
▲소속팀=부산시청
▲수상경력=2012국제사격연맹 런던 월드컵 25m 권총 금, 2012아시아사격선수권 25m 단체전 은·10m 공기권총 금


런던|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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