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선 “두 분의 아버지께 메달을 바칩니다”

입력 2012-08-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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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폭지원 스승 양달식 감독 먼저 생각나
투병중 친아버지께 당당히 전화해야죠”


‘올림픽이란 꿈은 나에게 아주 가까이 와있다. 그걸 얻기 위해 노력밖에 열쇠가 없다. 열심히 해보자. 피스트에서 웃자. 정진선 웃어!’

2012런던올림픽 펜싱 남자 에페 동메달리스트 정진선(28·화성시청)이 대회 전 개인 미니홈피에 적어놓은 글귀다. 실제 그를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올려놓은 것은 굵은 땀방울과 두 아버지였다.

정진선에게는 두 명의 아버지가 있다. 친아버지와, ‘양아버지’격인 양달식(51·화성시청) 감독이다. 양 감독은 그에게 펜싱을 가르쳐준 스승이다. 발안중학교 때 정진선의 재능을 알아본 양 감독은 집안 형편이 좋지 않은 제자를 위해 사비를 털어가며 훈련을 시켰다. 스승의 전폭적 지원으로 그는 남자 에페의 대들보로 성장했다. 정진선은 2004년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대회를 누볐다. 그는 2일(한국시간) 열린 에페 동메달 결정전에서 연장 종료 20초를 남기고 특기인 발 찌르기로 결승득점을 올리며 세스 켈시(미국)를 꺾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상기(동메달·현 코치) 이후 무려 12년 만에 나온 남자 에페의 메달이다.

정진선은 경기 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양 감독님은 아들처럼 항상 신경을 써주셨어요. 집에도 못 가고 함께 고생하셨는데 감독님이 오셨으면 더 좋은 성적을 냈을 것 같아요. 감독님 생각이 정말 많이 나네요.” 그는 친아버지 생각에 다시 한번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아버지가 간이 좋지 않으셔서 얼마 전에 수술을 받으셨거든요. 훈련 핑계로 연락도 못 드렸는데 이제 자랑스럽게 전화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펜싱 정진선은?

▲생년월일=1984년 1월 24일
▲키·몸무게=185cm·81kg
▲출신교=발안초∼발안중∼발안고∼경희대
▲소속팀=화성시청
▲주특기=발 찌르기
▲수상경력=2008베이징올림픽 개인 5위·단체 8위,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단체 금, 2011아시아펜싱선수권 개인 금·단체 금, 2012아시아펜싱선수권 개인 금, 2012런던올림픽 동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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