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석 기자의 카디프 리포트] 홍명보 “너희는 팀을 위해 죽어라, 난 너희를 위해 죽겠다”

입력 2012-08-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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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스포츠동아DB

■ 홍명보 리더십 키워드 ‘팔로워디’!

‘나를 따르라’ 대신 ‘우리 함께 갑시다’
지시보다 알아서 따르게 하는 리더십
선수들 “감독님이 부르면 언제든 콜!”

올림픽대표팀 홍명보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던 선수들은 하나 같이 ‘감독님이 부르면 언제든 달려올 것이다’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고 입을 모은다. 많은 사람들이 홍 감독의 리더십을 궁금해 한다. ‘팔로워디(follow-worthy)’라는 단어에서 그 힌트를 찾을 수 있다.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은 최근 자신의 저서를 통해 ‘리더십이라는 건 리더가 스스로 주장한다고 생기는 게 아니다. 사람들이 쳐다보면서 따라갈 만하다고 판단하면 따르는 것이다. 팔로워디, 즉 따라갈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리더로 인정하고 그런 사람에게 대중이 선물로 주는 게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올림픽 최종예선 기간 동안 선수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난 마음속에 칼을 가지고 다닌다. 남을 해치는 칼이 아니라, 너희들이 다칠 것 같으면 내가 먼저 죽기 위한 것이다. 그러니 너희들은 팀을 위해 죽어라. 난 너희들을 위해 죽겠다.”

또 다른 일화도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2010남아공월드컵 직후 허정무 감독이 연임을 고사하자 새 사령탑을 물색했다. 1순위는 홍 감독이었다. 당시 축구협회 고위관계자가 홍 감독을 3번이나 만났다. “술도 마시고 밥도 먹으며 협박 반 부탁 반으로 대표팀을 맡아달라고 했다. 지금은 홍 감독 밖에 없다고 강하게 요청했다. 그 때마다 홍 감독은 거절했는데 이유가 똑 같았다. ‘저희 선수들과 런던올림픽을 함께 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홍 감독은 선수들에게 ‘나를 따르라’고 외치지 않는다. 선수들이 홍 감독을 보며 따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게 바로 홍 감독 리더십의 비밀이다.

카디프(영국)|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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