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심장 기성용의 눈물…“축생순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입력 2012-08-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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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올림픽 축구 국가대표 기성용. 스포츠동아DB

올림픽대표팀 미드필더 기성용(23·셀틱)은 영국과 8강 승부차기에서 마지막 킥을 깔끔하게 성공시킨 뒤 펑펑 울었다. 그는 “선수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운 건 처음이다”고 밝혔다. 기성용은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이란과 3,4위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통해 알려진 홍명보호만의 끈끈한 동료애도 직접 경험했다. 그는 가장 친한 동료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에게 경기 후 “네가 말한 그 기분이 어떤 건지 이제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기성용의 마지막 슛 장면을 보면 10년 전 스페인과 한일월드컵 8강 때 마지막 키커로 나섰던 홍명보 감독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성공하면 4강이지만 실패하면 탈락의 빌미가 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 기성용은 담담했다.

“그냥 즐겼다. 바로 앞에서 영국 스터리지 슛을 (이)범영이가 막아주지 않았나. 혹시 내가 못 넣어도 한 번 더 우리에게 기회가 온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했다.”

홍명보 감독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왜 늘 8강 그 상황에서 승부차기를…. 참 힘들었다.” 10년 전의 홍 감독이나 기성용 모두 침착했다. 홍 감독은 당시 스페인 골문 오른쪽 상단 구석을 꿰뚫었다. 이번에 기성용의 슛은 골문 왼쪽 위로 날아가 그물을 출렁였다. 양궁으로 말하면 슛 오프 상황에서 둘 다 퍼펙트 텐을 쏜 것이나 다름없다.

기성용은 인터뷰 말미에 “내 축구인생 최고의 순간이다”고 했다가 곧이어 말을 바꿨다. “아니다 내 축구인생 최고의 순간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카디프(영국)|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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