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산밸리록페스티벌에서 공연 중인 라디오헤드.
●3일간 약 10만 1000 관객 몰려…‘역대 최대 규모’
●세계적 뮤지션 라디오헤드 첫 내한…음악계 뜨거운 관심
●교통마비, 주차대란, 셔틀버스 지연 등 문제 번복 아쉬워
●세계적 뮤지션 라디오헤드 첫 내한…음악계 뜨거운 관심
●교통마비, 주차대란, 셔틀버스 지연 등 문제 번복 아쉬워
폭염도 록 축제의 열기를 막지 못했다.
국내 최대규모 음악 축제로 자리잡은 ‘지산밸리록페스티벌(이하 지산록페)’이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열려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
특히 이번 록페스티벌에는 세계적인 록 밴드인 라디오헤드(Radiohead)가 첫 내한공연을 가져 그 열기가 더 뜨거웠다.
큰 관심만큼 지산록페스티벌에는 역대 최다 관객이 몰려 인산인해의 장관을 이뤘다. 첫날만 3만5000 명이 몰렸고, 이후에도 6만7000 명이 찾아 3일간 총 방문 인원은 지난해 9만2000 명보다 1만여 명이 증가한 약 10만 1000명을 기록했다.
라인업(출연 뮤지션)도 다양하고 화려했다. 라디오헤드를 비롯해 제임스 블레이크, 스톤로지스, 아울시티 등 유명 해외 뮤지션들 뿐 아니라 들국화, 이적, 버스커버스커 등 국내 뮤지션들 역시 세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실력파 뮤지션들이 줄을 이었다.
낮 최고 기온 34도의 폭염에도 뮤지션들과 관객들은 지치지 않았다. 오히려 폭염보다 더 뜨거운 열기를 발산했다. 무엇이 그들을 이토록 열광케 한 것일까.
▶라디오헤드, ‘최고’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았다
라디오헤드는 그야말로 ‘명불허전’이라는 수식어, 그 자체였다.
빈틈이 없는 완벽한 사운드는 기본, 한 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무대 매너와 연출은 2012년 여름밤을 가장 매혹적인 풍경으로 수놓았다. 히트곡 ‘크립(creep)’은 부르지 않았어도, 한국팬들의 오랜 기다림은 헛되지 않았다. 이곳저곳에서 음악에 홀린 관객들의 탄성이 연이어 쏟아졌다.
이날 라디오헤드는 여덟곡의 앙코르를 포함해 총 스물 여섯곡을 선보였다. 예정된 공연 시간 90분에 앙코르 40분을 더해, 오매불망 라디오헤드를 기다린 팬들의 갈증을 달랬다.
공연 초반에는 히트곡들보다 실험적 성향의 최근 곡들 들려줘 관객들은 잠잠히 음악에 취해 감상을 했지만, 이후 히트곡들이 연주되자 관객들은 열광적으로 호응했다. 이어 ‘카르마 폴리스(Karma police)’가 나올 때는 떼창의 장관이 연출되기도 했다.
▶뮤지션들도 반했다…“지구상에서 가장 공연하기 좋은 한국”
-아울시티 “지구상에서 가장 공연하기 좋은 한국, 땡큐!”
-이적 “지산 최고! 여러분 모습 장관이었다”
-라디오헤드 “정말 특별했던 시간”
록페스티벌에 열광한 건 관객들 뿐만이 아니었다. 무대에 선 뮤지션들도 축제의 열기에 빠져 들었다.
CF 음악 등을 통해 국내에서 더욱 친근한 아울시티는 공연 내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이 놀랍고 신 나는 듯 연신 행복한 미소와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가수 이적의 공연에 열광하는 관객들.
또 공연 후 트위터를 통해 “한국! 지구상에서 가장 공연하고픈 곳. 잊지 못할 밤을 선사해 줘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Korea!!! My Favorite Place to Play on the Planet is South Korea. Thank you for the Unforgettable Show tonight!!! I Love You)”라는 글을 남겨 현장에서 느낀 감동을 고스란히 전했다.
이적 역시 공연이 끝난 직후 트위터를 통해 “지산 최고! 여러분 모습이 장관이었어요^^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남기며 무대에서 느낀 만족감을 표현했다. 이날 이적은 ‘달팽이’, ‘다행이다’, ‘하늘을 달리다’, ‘압구정 날라리’와 앵콜곡 ‘왼손잡이’ 등 히트곡들을 쏟아내며 관객들의 뜨거운 함성과 떼창을 이끌어냈다.
라디오헤드 역시 공연을 하며 관객들과 꾸준히 호흡, “It’s so unusual(정말 특별한 시간이군요)”라며 행복한 감정을 드러냈다.
▶‘풀리지 않는 난제’ 교통마비, 주차대란, 셔틀버스 지연 등 아쉬워
록페스티벌들의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잡은 이동시 혼란 문제는 여전히 아쉬웠다.
특히 첫날 다수의 방문객이 몰리면서 심한 교통 체증이 발생했다. 1만 대가 넘는 차량이 비슷한 시간대에 몰리면서 행사장 진입로의 5km 남짓 거리를 들어서는데 2시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페스티벌 장소까지 이동 교통편이 마땅치 않아 개인 차량이 몰려 발생한 문제. 이에 주차 대란 역시 불가피하게 반복됐다.
설상가상으로 행사장 앞 삼거리 인근 주택가에 작은 화재가 발생해 소방차가 들어오고 가벼운 교통사고까지 일어나 길을 가로막으면서 일대 교통은 최악의 상황으로 번졌다.
페스티벌에서 나가는 셔틀버스도 지연되며 방문객들의 편의에 어려움을 안겼다. 일부 방문객들은 공연이 끝나고 길바닥에서 셔틀버스를 두세 시간동안 기다려야만 했다.
이에 페스티벌을 주최한 CJ측은 홈페이지와 트위터를 통해 사과를 전달하기도 했다. CJ측은 “교통문제와 관련해 나름의 대비를 하느라 애썼지만, 첫날 워낙 많은 방문객이 몰리다 보니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고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앞으로 행사 운영 면에서 차질이 없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동대란의 오점을 남겼지만, 지산록밸리페스티벌은 국내외 최고의 뮤지션들의 열정적인 무대, 지치지 않는 관객들의 열기만으로도 폭염보다 뜨거운 여름밤을 선사했다.
사진제공ㅣCJ E&M
이천ㅣ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