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축구 국가대표 박종우. 스포츠동아DB
국내 사례 전무…병무청, IOC 결정 보고 판단
1968년 올림픽 美선수 주먹 내뻗어 메달 박탈
동메달을 딴 홍명보호의 유일한 아쉬움은 미드필더 박종우(부산)의 동메달 수여가 보류됐다는 점이다. 그는 일본전 승리 직후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피켓을 관중석에서 전달받아 그라운드를 뛰어다녔다. 대한체육회는 11일(한국시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박종우를 시상식에서 제외하고, 세리머니의 배경을 조사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박종우는 1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환영행사에 불참했다. ‘Q&A’를 통해 이번 사태의 실상과 향후 전망을 살펴본다.
Q : IOC는 어떻게 이번 사태를 알게 됐나.
A : IOC는 올림픽에서 정치적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박종우가 ‘독도’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사진을 보고 시상식 참석 불가를 체육회에 통보했다.
Q : IOC는 어떤 걸 규제하나.
A : IOC는 올림픽 헌장의 ‘광고·시위·선전’ 관련 조항에서 ‘어떤 종류의 시위 및 정치, 종교, 인종차별적 선전을 금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독도를 방문하는 등 양국이 외교적 갈등을 빚는 상황이어서 박종우의 세리머니가 정치적 선전으로 해석할 소지가 있었다.
Q : 국제축구연맹(FIFA)의 처벌 가능성도 있나.
A : FIFA도 IOC와 별개로 축구협회에 진상을 파악해 16일까지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FIFA 규정의 ‘차별과 인종주의 금지’ 항목에는 ‘국가와 개인, 특정 집단을 인종과 성, 언어, 종교, 정치 등 어떤 이유든 차별을 금하고 이를 어기면 제재와 추방할 수 있다’고 돼 있다.
Q : 메달 박탈 사례는.
A :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육상 남자 200m 결승에서 1, 3위로 골인한 미국의 흑인 선수들이 인종차별에 항의해 시상식에서 고개를 숙인 채 검은 장갑을 낀 주먹을 하늘로 내뻗어 논란이 됐고, 메달을 박탈당했다.
Q : 메달이 박탈되면 어떻게 되나.
A : 올림픽 메달은 ‘병역 면제’를 의미하기 때문에 굉장히 민감하다. IOC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 병무청도 IOC 발표를 토대로 박종우 문제에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아직 이런 사례는 없다. 특별한 사안인 만큼 신중할 수밖에 없다. 메달을 박탈당했을 경우 병역 문제는 어떻게 되고, 연금을 받을 수는 있는 지 등 복잡한 문제가 많다. 다만 박종우의 행동이 우발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극단적인 전망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기도 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대한민국 우리땅이라 해도 저짖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