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져주기’ 김하나 父 “깊은 사죄…새출발 하겠다”

입력 2012-08-24 15: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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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아빠로서 고맙습니다. 새로운 힘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배드민턴 져주기 파문’의 당사자인 여자 배드민턴 김하나(삼성전기)의 아버지가 사과와 감사의 뜻을 표했다.

김하나는 정경은과 짝을 이뤄 오른 지난 런던올림픽 여자복식 예선전에서 향후 보다 유리한 대진을 받기 위한 ‘져주기 게임’에 휘말렸다. 국제배드민턴 연맹은 김-정 조에 김민정-하정은까지 4명의 여자 복식 출전선수를 실격 처리했고, 네 선수는 대한배드민턴협회로부터 국내외 대회 2년의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 사실상 강제 은퇴에 가까운 조치다.

하지만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최근 이사회를 개최해 이들에 대한 징계 수위를 국제대회 1년, 국내대회 6개월로 낮췄다. 김하나의 아버지는 이에 김하나의 팬까페에 감사와 사과의 뜻이 담긴 글을 올린 것.

김하나의 아버지는 “올림픽과의 인연이 이렇게 끝난 아쉬움과 실망감에 다시 한 번 더 진심으로 깊은 사죄를 올린다”라며 “딸 때문에 속상해하던 요즘이었다. 불명예로 마음 속 상처를 평생 안고 가야할 딸에게는 많은 반성의 시간이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마음 속에 무겁고 힘든 짐을 지고 가더라도 먼 길을 갈수 있는 힘을 주셨기에 아빠로써 감사하다”라며 “마음의 짐을 조금씩 벗겨내며 새롭게 생활을 시작하겠다”라고 밝혔다.

다음은 김하나의 아버지가 작성한 원문.

안녕하세요?

올림픽과 인연이 이렇게 끝나 많은 아쉬움과 실망감에 다시한번 더 진심으로 깊은 사죄를 올립니다.

요즘 딸 때문에 속상해하던 나날들..... 이제는 마음속에 성냄을 놓으려 합니다. 마음속에 해결되지 않은 모든 것에 대해 인내하기로 하였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일들이 도무지 이해가 안 될 때가 있습니다. 감정이 앞서고 누군가에게 물어서라도 해답을 알고 싶지만 외국어로 씌어진 책처럼 의문 자체를 사랑하려 합니다.

답을 구하지 말고, 답대로 살 수도 없겠기에 그리고 답은 올 수도 없기에 그러다 보면 나도 모르게 서서히, 답 속에 살게 될 날이 올 것입니다. 이제는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열심히 살아내야 하는 것임을 알아갑니다. 인내하며 긍정할 것을 믿으며 그렇게 기다려 가다보면 좋은날이 올 것입니다

이번 사태가 불명예로 마음속에 상처를 평생 안고 가야할 딸에게 많은 반성의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의 격려와 꾸중, 험한 길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마음속에 무겁고 힘든 짐을 지고 가더라도 먼 길을 갈수 있는 힘을 주셨기에 아빠로써 정말로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마음에 짐을 조금씩 벗겨내며 새롭게 생활을 시작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응원의 글을 활력의 에너지로 삼아 대형풍차처럼 힘차게 돌아 새로운 힘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누가 뭐래도 나에게는 자랑스럽고 당당한 딸이기에, 여러분 앞에서도 항상 당당한 딸의 모습을 보여줄 날이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반드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신 모든 분께 고마움에 인사를 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성원과 격려가 있었기에 슬픔 중에도 웃을 수 있는 위로를 받았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행복합니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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