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엔블루의 대형 앨범 홍보 포스터가 내걸린 도쿄 시부야 109 백화점 외관. 도쿄(일본)|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
한류팬도 북적 “독도와 한류는 별개”
타워레코드는 “앨범 판매량 여전해”
3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시부야 거리. 랜드마크로 불리는 ‘시부야 109’ 백화점 정문에 케이팝 스타 씨엔블루의 새 앨범 홍보 포스터가 커다랗게 붙어 있다.
젊은이들이 가장 즐겨 찾는다는 시부야의 타워레코드는 한국의 음반 매장에 온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건물 외벽에는 씨엔블루와 B1A4의 대형 포스터가 걸려 있고, 입구 통유리에는 신 한류스타로 떠오른 인피니트 멤버들의 사진이 나란히 전시돼 있다. 독도 문제로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악화하고, 여기저기서 일본 내 반한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기자의 눈으로 확인한 한류는 ‘그대로’였다.
이날 매장에서 만난 나오코 나카니시(46) 씨는 딸(20)과 함께 슈퍼주니어의 동영상을 보며 웃고 있었다. 그는 “슈퍼주니어, 제국의 아이들, 초신성을 좋아한다. 얼굴도 잘 생겼지만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좋다”고 평가했다. 그는 독도 문제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나오코는 “정치적 이슈와 한류는 좀 다르지 않느냐”며 “케이팝 스타들을 좋아하는 데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얼마 전 뉴스를 통해 서울 명동에서 ‘일본인은 한국에 오지 말라’는 시위 장면을 보고 무서웠다”고 했다.
5층 K팝 섹션에서 일하는 히라야마 씨도 “카라, 소녀시대, 2PM, 씨엔블루 등 케이팝 스타에 대한 관심과 앨범 판매량은 여전하다”며 “양국 사이의 외교적 분쟁의 여파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도쿄의 이 같은 분위기는 한국에서 하루가 멀다시피 쏟아지는 ‘반한류 우려’ 보도는 오히려 다소 과장된 느낌마저 줄 정도였다. “독도 문제와, 내가 소녀시대를 좋아하는 게 무슨 상관이 있냐”는 마츠모토 토모(20) 씨 말처럼 한류는 여전히 일본인들을 사로잡고 있었다.
도쿄(일본)|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