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왼쪽)-차우찬.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최형우 스트레스로 8kg 늘어 슬럼프로
차우찬 잘하려고 5kg 다이어트 역효과
김현욱 코치 “일정한 체중 유지가 중요”
삼성 최형우와 김현욱 트레이닝코치는 4일 대구 LG전에 앞서 훈련을 마친 뒤 그라운드에 앉아 오랫동안 깊은 대화를 나눴다. 김 코치는 이 자리에서 최형우와 체중 상담을 하고 있었다. 현역 시절 몸관리에 철저했던 김 코치는 최형우의 사례를 통해 야구선수와 체중, 그리고 체중과 성적의 함수관계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최형우의 초반 부진은 체중조절 실패가 원인?
김현욱 코치는 “야구선수는 체중변화에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형우가 시즌 중반까지 극심한 부진에 빠진 것도 체중 변화와 상관이 있다고 말했다. 최형우는 지난해 100kg을 유지했다. 그러나 스프링캠프에서 105kg으로 늘어난 뒤 시즌 초반 108kg까지 불어났다. 캠프 때는 대부분 체중이 다소 늘었다가 시즌에 들어가면 줄어드는 게 정상. 그런데 최형우는 갈수록 체중이 증가하고 말았다는 것이었다. 김 코치는 “캠프 때만 해도 최형우는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그런데 시즌 초반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았다. 스트레스로 인해 체중조절까지 실패하면서 슬럼프가 더 깊어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최형우는 이에 동의하면서 김 코치에게 올 시즌 후 준비해야 할 것과 겨울 동안의 체중조절에 관해 조언을 미리 구하고 있었다.
○부상자나 부진한 선수는 체중 변화 가능성
김현욱 코치는 “잘 하던 선수가 갑자기 부진에 빠지거나 부상이 생기면 일단 체중부터 체크해봐야 한다”며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분명 체중에 변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형우가 갑자기 체중이 늘어 슬럼프에 빠졌다면, 차우찬은 갑자기 체중이 줄어 올 시즌 부진한 케이스다. 차우찬 스스로도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야구를 더 잘 해보려고 일부러 체중을 줄였다. 평소 좋아하던 인스턴트식품을 입에 대지도 않고, 탄수화물도 먹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몸무게 86kg에서 5kg 정도를 줄여 스프링캠프 때는 79∼80kg 정도를 유지했다. 그러나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 차우찬은 “몸을 가볍게 하려고 했는데 힘을 쓰려면 잘 먹어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좋은 선수는 체중이 일정하다!
김현욱 코치 역시 차우찬의 사례를 보면서 갑작스러운 체중변화는 좋지 않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김 코치는 “선수마다 조금씩 다르고, 진갑용 같은 선수만 봐도 예외는 있다”면서도 “난 현역시절 항상 81kg이었다. 김한수 코치 등 예전에 야구를 잘 했던 선수들을 보면 체중이 일정했다. 젊은 선수들은 체중에 민감할 필요가 있다. 체중이 일정하다는 것은 그만큼 스스로를 잘 관리한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야구선수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설명이었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