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THE INTERVIEW] 최강 믿을맨 믿는 구석 투심…“칠테면 쳐봐”

입력 2012-09-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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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계의 대표적인 ‘착한 남자’ 박희수(SK). 그러나 타자들에게 그는 ‘나쁜 투수’일 수밖에 없다. 투심패스트볼의 위력으로 국내 최정상의 좌완 불펜으로 우뚝 선 그는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도 노린다. 스포츠동아DB

야구계의 대표적인 ‘착한 남자’ 박희수(SK). 그러나 타자들에게 그는 ‘나쁜 투수’일 수밖에 없다. 투심패스트볼의 위력으로 국내 최정상의 좌완 불펜으로 우뚝 선 그는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도 노린다.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55경기 등판 70.1이닝 25홀드
남은 목표는 생애 첫 홀드왕+PO 직행

결정구 투심은 보물…웬만하면 안 맞아
1이닝 전력투구 땐 나흘간 연투도 가능
내년 WBC 출전? 생각만해도 설렙니다


SK 박희수(29)는 올 시즌 최강의 불펜투수다. 당분간 그보다 뛰어난 왼손 불펜을 보기는 힘들 수도 있다. 올 시즌 그는 55경기에 등판해 7승1패6세이브25홀드라는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70.1이닝을 던지면서 80개의 삼진을 잡았고, 방어율은 1.41이다. 생애 첫 홀드왕을 눈앞에 두고 있는 그는 “팀 순위 2위와 홀드왕 타이틀을 모두 잡고 싶다”고 말했다.


○목표는 시즌 2위와 홀드왕!

-시즌 막바지다. 뒤돌아보면 어떤가?


“시즌 전에 제가 생각했던 목표는 다 넘어선 것 같아요. 부상으로 한달을 쉬었는데도 좋은 성적이 따라왔어요.”


-시즌 전 목표는 무엇이었나?

“50경기 출전, 70이닝 투구, 그리고 25홀드였죠.”


-홀드왕도 꿈꿨잖아?

“제 위치가 셋업맨이니까 꼭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전반기에 많이 앞서 여유가 있었는데, 지금은 (안)지만(삼성)이가 많이 쫓아왔어요.”


-30홀드도 가능할 것 같은데.

“운이 따르면요. 사흘연속 홀드를 할 수도 있지만, 경기 안 풀리면 일주일 내내 못할 수도 있으니까요. 지금은 홀드보다 2위탈환을 더 생각하고 있어요.”


-롯데가 제법 앞서 있는데.

“목표가 한국시리즈 우승이잖아요. 지난해 준플레이오프부터 올라가니까 정말 힘들더라고요. ‘어떻게 하든 롯데를 잡고 2위 하자’, 그게 팀 전체 생각이에요. 맞대결도 4경기가 남아서 해볼 만해요.”


-너의 홀드가 많이 필요하겠다.

“열심히 해서 홀드왕과 팀 2위 모두 할 수 있도록 해야죠.”


○그때는 던지면 큰일 날 것 같았어요!

-박희수의 팔에 대해 걱정하는 팬들이 많다. ‘시즌 뒤에 수술한다’는, 그런 이야기도 있었어.

“제가 많이 던지다 보니까 걱정해주시는 팬들이 많아요. 수술 이야기는 저도 얼핏 들었는데, 절대 아니에요. 아픈 팔로 어떻게 삼진을 잡겠어요.”


-6월에 2군에 갔다. 그때 팔꿈치가 아팠잖아?

“안 좋았죠. 6월 20일 롯데전에서 세이브를 했어요. 마지막 타자 던지고 나서 팔이 아프더라고요.”


-웬만하면 참고 하지 않나?

“통증의 느낌이 달랐어요. 계속 던지면 정말 큰일이 날 것 같았죠. (정)우람이가 2군에 이미 내려가 있는 상황이라 웬만하면 참고 했을 텐데…. 그때 아프다고 말한 건 참 잘한 선택이었어요.”


-룸메이트 정우람에게 많은 것을 배운다고 했다.

“2년 후배지만 저에게는 코치 같아요. 우람이가 저에게 첫 번째로 조언한 게 있어요. ‘형! 던지기 힘든 날이 있어요. 그때는 무슨 일이 있어도, 말하고 쉬어야 해요.’ 어찌 보면 6월에 아프다고 말한 것도 우람이 조언 덕이었던 것 같아요.”


○1이닝은 4일 연속 등판도 가능해요!

-옛날 구대성(전 한화)은 1이닝씩 던지면 매일 던질 수 있다고 웃으며 말한 적이 있다. 불펜투수의 적정 투구수와 등판은 어느 정도인가?


“저 같은 경우는 1이닝씩 던지면 좋은 것 같아요. 구 선배님 정도는 아니지만 1이닝씩 공 15개 정도면 4일 연속도 가능해요.”


-2이닝은 어떤가?

“저희는 공 하나하나가 전력투구잖아요. 2이닝을 던지면 다음날은 좀 힘든 것 같아요. 가동인원이 많으면 짧게, 짧게 가는 게 제일 좋죠. 롯데가 요즘 그래서 좋은 것 같아요.”


○투심패스트볼이 보물이죠!

-올해 성적이 눈부실 정도다. 구위는 어떤가? 지난해와 비교하면?

“비슷한데, 지난해가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올해 좋아진 점은?

“아무래도 멘탈적인 부분이죠. 실수했을 때 정리하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게 좋아졌어요. 지난해는 블론세이브 하고 잠을 못 잤으니까요.”


-박희수의 결정구, 투심패스트볼은 여전히 좋더라.

“그 공이 있어서 제가 사는 거죠. 투심을 마음먹고 던져서 맞은 적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저에게는 보물 같은 존재죠.”


○9회 2사 후 동점홈런 허용!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를 꼽는다면?

“9월 1일 두산전이요.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9회초 투아웃에 양의지에게 동점홈런을 맞았어요.”


-결국 12회 무승부로 끝났잖아?

“몸쪽 공을 던지기 전에 그런 생각을 했어요. ‘한방 있는데….’ 그래서 다른 공을 던질까 생각하다가 좀 어정쩡하게 던졌죠.”


-과정에 아쉬움이 있었구나.

“끝까지 집중하지 못했어요. 그리고 다음날도 졌죠. 가장 기억에 남네요.”


○WBC, 생각만 해도 설렌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출전을 생각해본 적은?


“요즘 가끔 생각해봅니다. 제가 1군에 온 게 지난해였고, 그동안 보여준 게 없었잖아요. 태극마크를 꿈꿀 여유가 없었죠. 뽑아주신다면 영광입니다.”


-대전고 때 청소년대표로 태극마크를 달았지?

“청소년대표와 국가대표는 차이가 크죠.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왔나, 그런 생각을 하면 그저 설레고 좋습니다.”


-올해 만약 홀드왕이 된다면 내년 목표는?

“또 홀드왕 하는 거죠. 저에게 홀드는 뗄 수 없는 존재가 된 것 같아요. 차곡차곡 홀드를 쌓아서 100홀드, 그리고 언젠가는 200홀드도 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야구계에서 박희수는 ‘가장 착한 남자’로 통한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어떤가?

“그렇게 착하지 않은데요.(웃음) 하지만 ‘나쁜 남자’ 스타일은 분명 아닌 것 같아요. 야구 못하면 착한 것도 흠이 될 수 있으니까, 줄곧 ‘착한 남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희수는?

▲생년월일=1983년 7월 13일
▲키·몸무게=184cm·84kg(좌투좌타)
▲출신교=유천초∼한밭중∼대전고∼동국대
▲프로 입단=2002신인드래프트 SK 2차 6라운드(전체 43순위) 지명·2006년 입단
▲2012년 연봉=7000만원
▲2012년 성적(11일 현재)=55경기 7승1패6세이브25홀드 방어율 1.41(70.1이닝 80탈삼진)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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