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지애. 스포츠동아DB
美 LPGA 1박2일 연장 끝 우승후 소감 밝혀
2년간 잦은 부상으로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
“긍정이 가장 큰 무기”…세계랭킹 10위 재진입
“그동안 우승 고비를 넘지 못했는데 이렇게 우승하게 돼 실감이 나지 않는다.”
1년 10개월을 견뎠다. 힘든 시간이었기에 다시 정상에 오른 기쁨은 더 크다.
신지애(24·미래에셋)가 멈췄던 우승 행진을 다시 시작했다. 10일 밤(한국시간) 열린 미 LPGA 투어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폴라 크리머(미국)를 상대로 연장 9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10년 11월 미즈노 클래식 이후 1년 10개월 만에 맛보는 우승이다.
긴 시간이었다. 부진에 대해 말도 많았다.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었던 말이 라식 시술이다. 부상도 끊이지 않았다. 2010년 시즌 중 갑자기 맹장이 터져 수술을 받았다. 2주간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작년에는 허리 통증이 심했고, 올해는 손바닥 수술을 받았다. 몸이 성할 날이 없었다.
너무 오랫동안 우승 소식이 끊기면서 ‘한물갔다’는 섣부른 판단도 나돌았다.
강했던 신지애도 조금씩 약해졌다. 지난해 11월 시즌을 끝내고 일본 미야자키현 던롭피닉스 골프장에서 훈련 중이던 신지애는 “인생도 골프도 많은 걸 배운 한 해였다”고 담담해 했다. 그러나 속내는 그렇지 않았다. 내색하지 않았을 뿐 그 역시 힘든 건 마찬가지였다.
작년 말 사석에서 만났던 안선주(25)는 “지애가 눈물을 흘리는 걸 처음 봤다”며 놀라워했다.
제자리를 찾기 위해 많은 땀을 흘렸다. 올 시즌 기록을 보면 지난해 보다 모든 면에서 좋아졌다. 평균타수와 평균 퍼트 수 부문에서 1위다. 상승세는 분명했지만 우승이라는 부담이 발목을 잡았다.
이번 우승도 쉬울 줄 알았다. 1라운드에서 9언더파를 몰아쳤을 때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우승까지 가는 길은 멀고 험난했다.
신지애는 우승 뒤 “마지막 퍼트가 50cm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너무 긴장했다”고 말했다. 강심장이라던 신지애도 부담이 컸던 경기다.
이번 우승으로 모든 걸 되돌려 놨다. 세계랭킹은 다시 10위 안으로 들어왔다. ‘파이널 퀸’의 위용도 되찾을 수 있게 됐다.
“긍정을 가장 큰 무기로 생각했다. 그런데 성적이 떨어지면서 점점 긍정적인 생각이 약해졌다. 내 스스로 축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한 게 얼마 되지 않는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무엇보다 기쁜 건 긍정의 힘을 되찾았다.
한편 신지애는 11일 발표된 롤렉스 세계여자골프랭킹에서 6.00점을 받아 지난주보다 3계단 상승한 10위에 올랐다. 올해 7위로 출발했던 신지애는 부상으로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거나 부진하면서 점차 밀려나 지난달 첫째 주부터는 10위밖에 머물러 있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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