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한화 새 감독 “그동안 근질근질…유니폼 입으니 살맛”

입력 2012-10-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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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현장에 복귀하는 김응룡 한화 신임 감독은 “그동안 사는 게 무의미했다. 유니폼을 입게 돼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며 기뻐했다. 스포츠동아DB

한화 새 감독 김응룡 인터뷰

후회…“삼성 사장 자리는 힘든 자리였다”
선택…“집에서 말렸지만 난리쳤지 허허”
재회…“제자와의 싸움? 그게 프로잖아!”
미래…“류현진 ML진출? 구단 뜻 따를것”
조각…“양준혁·이종범 코치? 글쎄 아직”


한화의 선택은 ‘거장’ 김응룡(71)이었다. 한화는 8일 제9대 사령탑으로 김응룡 전 삼성 사장의 선임을 발표했다. 계약기간 2년에 계약금과 연봉 각 3억원, 총액 9억원의 조건이다. 김 감독은 프로야구 사령탑으로 22시즌 동안 통산 2679경기를 지휘해 1476승을 기록했고, 소속팀을 10차례(해태 9회·삼성 1회)나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렸다. 한국프로야구 최다경기, 최다승, 최다우승에 빛나는 명장이다. 2004시즌 삼성 감독을 마지막으로 현장에서 물러난 뒤 2005∼2010년 야구인으로는 최초로 프로야구단(삼성) 사장을 역임했다. 2011년까지 삼성 구단 고문이었지만 올해부터 자유인이 됐다. 9시즌 만에 현장 감독으로 복귀하게 된 그는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사는 게 무의미했다. 야구 유니폼을 입게 돼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며 계속 웃음을 터뜨렸다.


-현장에 사령탑으로 복귀하게 됐는데 소감은?

“그동안 몸이 근질근질했다. 야구하게 되니까 좋다. 허허. 야구 유니폼을 입는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몰라. 허허. 6일 한화 쪽에서 연락이 와서 우리 집(경기도 용인 수지)으로 찾아오겠다고 하더라. 어제(7일) 한화 사장하고 단장이 직접 와서 만나서 감독직을 수락했다.”


-삼성 사장을 지냈고, 사령탑으로 8년간의 공백이 있었는데.

“사장은 정말 힘들었다. 사장을 한 게 가장 후회된다. 감독보다 더 힘든 일도 해봤는데, 그보다는 쉬울 거야. 밖에서 야구를 보면서 시야가 더 넓어진 것 같다.”


-제자인 선동열(KIA) 감독도 현장에 있고, 40대 감독들도 있다. 원로 감독으로서 부담되지 않나.

“감독을 했던 사람도 제자 밑에 가서 코치 하는 거 아니냐. 감독 대 감독으로 붙는 거지 뭐. 그게 프로 아니냐.”


-집에선 뭐라고 하던가.

“처음엔 만류 하더라. 내가 몸살 치고 난리를 치니까, 결국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더라. 허허. 감독을 그만두고 사장도 해봤지만, 그동안 사는 게 무의미했다. 아무 재미가 없었다.”


-한화가 올 시즌 최하위였고, 전력이 좋지 않다.

“마운드도 약하고, 약해보이지만…. 외부에서 본 걸로 판단할 수는 없다. 밖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보는 건 다르니까. 마무리훈련도 해보면서 선수단을 파악해야지.”


-약체인 한화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그동안 쌓아올린 우승 청부사로서의 명성에 흠이 날 수 있다. 목표는 무엇인가.

“FA(프리에이전트) 선수도 잡아야겠지만 젊은 선수를 육성해야 한다. FA 영입은 임시방편밖에 안 되니까 강한 팀을 만들기 위해선 내부에서 커줘야 한다. 일단 내년에 4강은 들어야 하지 않겠나.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에이스 류현진이 해외진출 자격을 얻었다. 어떻게 할 것인가.

“어제 구단 사장하고 단장 만났을 때 그 얘기도 나왔다. 솔직히 감독 입장에서야 (류현진이) 있으면 좋다. 그러나 감독 권한이 아니다. 구단 결정에 따르겠다. 구단 사정상 해외에 보내야 한다고 하면 어쩔 수 없다. 없으면 없는 대로 하는 거고.”


-양준혁과 이종범도 함께 한화로 갈 것이란 소문이 무성하다. 코칭스태프 어떻게 조각할 것인가.

“본인들 의사가 있는가? 갑자기 감독을 맡게 돼 여러 가지를 생각 중이다. 구단의 승인도 필요하고…. 코치로 확정된 사람은 없다. 지금부터 의사를 타진해봐야 한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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