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스포츠동아DB
푸에르토리코 출신인 마리오 산티아고(28·SK)에게는 중남미 특유의 흥이 있다. 항상 밝고 경쾌한 그였지만, 20일 플레이오프(PO) 4차전을 앞두고는 덕아웃 한쪽에서 조용히 명상을 했다. 7월말부터 9월말까지 2달 간 부상으로 휴업을 했으니, 외국인선수로서 눈치도 보였을 터. 1승2패로 벼랑 끝에 놓인 팀을 구하겠다는 일념은 대단했다. 시즌 최고의 역투였다. 경기가 잘 풀리자 마리오는 다시 ‘진중한 모드’를 해제하고, 본 모습으로 돌아왔다. 6회 손아섭 타석에서 사직구장이 손아섭의 ‘강남스타일(싸이)’ 응원가로 들썩이자, 마운드 위의 마리오도 웃으며 리듬을 탔다.
PO 4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의 역투로 팀의 2-1 승리를 이끌며 데일리 MVP를 받은 그는 “말 춤은 잘 못 추지만, ‘강남스타일’ 노래는 잘 따라 부를 수 있다. 그 음악을 들으면 힘이 난다”며 미소를 지었다.
손아섭의 응원가가 도리어 상대 선발의 기를 살려준 셈이었다.
마리오는 “지난 2년 간 마이너리그에서도 챔피언반지를 끼었다. 올 해도 꼭 우승을 해서 3년 연속 챔프가 되고 싶다”며 한국시리즈를 겨냥했다.
문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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