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태 SK재활코치. 사진제공|SK
‘짧고 굵게!’ 제가 강조하는 재활의 법칙입니다. 훈련이 지루해지면 심적으로 힘든 선수들이 금세 운동에 질리기 마련입니다. 물론 짧은 시간에 훈련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그만큼 힘이 듭니다. 마리오도 가끔 화를 냈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마리오가 PO 4차전 선발로 예고된 뒤 모두 반신반의하는 상황에서, 저는 100% 잘 던질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재활을 마치고 1군으로 복귀할 때 마리오는 전반기보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슈퍼마리오’였습니다.
이게 재활코치의 보람인 것 같습니다. 제 방문을 두드리는 선수들은 대부분 몸과 함께 정신이 다쳐서 옵니다. 그럴 때마다 험난했던 제 야구인생(LG∼두산∼SK∼LG∼일본 독립리그)을 통해 느꼈던 부분을 얘기해줍니다. 비단 아픈 곳을 치료하는 게 아닌, 마음을 보듬어주는 게 제 역할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전 지금도 야구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선수생활에 대한 미련이 아닙니다. 해볼 때까지 해봤기 때문에 후회는 없습니다. 그저 방향만 달라졌습니다. 야구장에 있는 게 마냥 좋았던 마음과 열정을 이젠 재활에 힘겨워하고 야구를 포기하려는 선수들에게 쏟으려 합니다. 재활코치는, 야구공을 잡았던 일곱 살부터 지금까지 야구 하나만 알았던 저의 새로운 도전입니다.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