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의 PS읽기] 아! 마리오, 6실점이 웬말이오!…비룡 눈물 뚝뚝

25일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열린 2012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라이온즈 대 SK와이번스 경기 3회말 2사 만루 삼성 최형우에게 우중월 만루 홈런을 허용한 SK 마리오가 강판되고 있다. 대구｜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3회 박석민에 볼넷…만루 위기 자초
볼 힘 없고 가운데 몰려 컨디션 난조
SK 방망이 부진…3차전 변화 절실해

삼성이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홈런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힘이 느껴진다. 공교롭게도 두 홈런 모두 높은 변화구였다. 큰 경기에서 높은 공은 위험하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해준 경기다. 2패를 했지만 ‘느긋한’ SK가 3차전에서 어떻게 반격할지 궁금하다.

-결국 삼성은 3회 무사 1루서 진갑용이 번트에서 강공으로 전환해 6점을 뽑았다.

“삼성은 3회말 무사 1루서 진갑용이 번트 실패 이후 볼카운트 1B-1S서 슬래시로 전환해 좌전안타를 쳤다. SK는 무사 1루의 보내기번트 상황에서 3루수 최정의 수비위치가 극단적이라고 할 만큼 앞으로 들어온다. 이 시프트로 간간이 1루주자를 2루서 잡아낸다. 그러나 삼성 벤치는 이 시프트를 읽고 슬래시로 전환했다. 이때 진갑용은 손목을 이용한 스윙으로 타구를 3루 쪽으로 당겨 안타를 만들었다. 이후 보내기번트로 만든 1사 2·3루서 배영섭의 2타점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리고, 최형우의 결정적 만루홈런으로 순식간에 6점을 냈다. 삼성 벤치의 정확한 수읽기와 과감한 작전이 6점을 만들었다.”


-SK로서도 3회가 결정적 패착이 됐다.

“SK 선발 마리오는 3회 6실점하고 교체됐다. 삼성 3번 이승엽에게는 포수가 일어서지 않았지만 사실상 고의4구로 내보낸 뒤 4번 박석민과 대결을 못한 것이 아쉽다. 이번 시리즈에서 타격 컨디션이 좋지 못한 타자에게 2개의 볼을 먼저 던지는 등 불리한 볼카운트로 몰리다 4구로 만루를 내준 과정이 나빴다. 마리오는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과는 컨디션이 달라보였다. 볼에 힘이 없었고, 가운데로 몰리는 의미 없는 볼이 많았다.”


-이번 대구 1·2차전은 삼성의 완승이다.

“SK 중심타자들의 컨디션이 너무 떨어져 있다. 삼성 중심타선과 비교할 때 차이가 느껴진다. SK 타자들은 플레이오프와 비슷하게 타격 컨디션이 다운된 모습이다. 1·2차전을 내준 상황이라 3차전에선 뭔가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스윙이 대부분 커 보인다.”


-1차전과 마찬가지로 삼성 마운드를 SK가 쉽게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

“장원삼-진갑용 배터리가 5회까지 1안타로 SK 타선을 잘 묶었다. 3회 6점이라면 삼성 불펜의 능력으로 봤을 때 승패가 사실상 결정된 것이다. 장원삼은 1회 2사 후 최정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았다. 이때 중견수의 수비위치가 우중간으로 치우쳤다는 생각이다. 그 2루타 때문에 1회에만 30개를 던지며 만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그 고비를 잘 넘기면서 제 모습을 되찾았다. 만루 찬스서 SK 박정권은 장원삼의 변화구를 건드리다시피 하는 힘없는 스윙으로 아웃을 당했다. 중심타자라면 강하게 휘둘러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그것이 현재 박정권의 타격 컨디션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2패를 당했지만 SK는 벤치의 움직임도 그렇고 불펜도 그렇고 여유가 있어 보인다.

“SK는 0-2로 뒤진 3회 위기서 마리오를 믿다가 뒤집지 못할 큰 점수를 내줬다. SK 벤치가 어떤 전략을 갖고 원정 1·2차전을 준비했는지 궁금하다. 선수들의 몸 상태, 컨디션 등과 같은 여러 가지를 판단해 2차전까지는 내줘도 된다는 판단으로 경기를 했다면 이번 결과가 그렇게 부담스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 그런 준비를 하지 않고 먼저 2패를 당했다면 이번 시리즈가 계속 힘들어질 것 같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