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박석민이 길고 긴 타격 침묵을 깨고 KS 6차전 4회초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좌월2점홈런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스스로도 얼마나 좋았던지 배트를 든 채로 1루로 달려가고 있다. 잠실|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삼성 류중일 감독은 한국시리즈(KS) 1차전부터 4차전까지 박석민(27)에게 4번타자의 중책을 맡겼다. 그러나 오른쪽 옆구리가 좋지 않은 탓인지 박석민은 4차전까지 12타수 1안타(타율 0.083)로 부진했다. 5차전을 앞둔 31일 그는 특타를 자청했다. 류 감독은 “잘 안 맞아서 먼저 치겠다고 하더라. 오늘 경기부터는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6번으로 타순도 조정해줬다”고 말했다. 방망이가 제대로 맞지 않는 까닭에 활달한 성격의 박석민은 KS 내내 말을 아꼈다. 여러 취재진의 질문에도 “괜찮습니다”만을 반복할 뿐이었다. 부담감이 심한 듯했다.
5차전서도 볼넷만 하나 골라냈을 뿐 2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박석민이 마침내 터졌다. 박석민은 2일 6차전에서 1-0으로 앞선 4회초 1사 1루 볼카운트 2B-1S서 SK 선발 마리오의 몸쪽 높은 슬라이더(시속 134km)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 120m. 치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정도로 잘 맞은 타구였다. 이 한방으로 박석민과 그를 중용했던 류 감독은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박석민의 이날 모습은 마치 2002년의 이승엽을 연상케 했다. 이승엽은 2002년 LG와의 KS서 20타수 2안타로 부진하다 6차전 9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극적인 동점 3점홈런을 날려 역전승을 이끌며 삼성에 창단 후 첫 KS 우승의 감격을 안겼다.
잠실|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트위터@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