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선수·FA·코치진 재편 등 손도 못대

지금 롯데는 무정부주의 상태나 다름없다. 우승을 못해서 양승호 전 감독과 결별했던 구단이 정작 2013시즌 우승을 향한 준비를 전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9구단 NC에 줘야할 20인 보호선수 명단, 프리에이전트(FA) 영입, 코치진 재편, 마무리 훈련 등 핵심 안건들이 ‘올 스톱’ 돼있다.

후임 감독 인선이 기약 없이 흐르면서 당장 8일부터 시작하는 아시아시리즈도 권두조 감독대행 체제로 치러야 될 판이다. 더 큰 문제는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정하는 작업이다. 이에 관해 배재후 단장은 “전임 양 감독과 협의했던 내용도 있고…”라고 말을 흐렸다. 전 감독과 상의했던 내용이 20인 보호선수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하는 것이 롯데의 암담한 현실이다.

FA에 관해서도 “홍성흔, 김주찬 등 내부 FA는 다 잡도록 하겠다”는 원론적 기준만 세워놨을 뿐이다. 외부 FA 시장에서 어떻게 선제대응할지는 언감생심이다.

롯데 안팎에서는 “(롯데가 파격적인 대우를 해주지 않는 한) 홍성흔, 김주찬의 잔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고용이 불안정한 코치들은 어느 감독이 오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양 전 감독을 많이 따랐던 선수들 마음을 추스르는 것도 숙제다. 이에 관해 롯데는 “되도록 빨리 정하겠다”고 말할 뿐이다. 문제는 ‘그 빨리’가 언제인지 정작 롯데 프런트조차 잘 모른다는 점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