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진 “이게 바로 ‘올림픽 손맛’이다”

입력 2012-12-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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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센터 김희진의 기량은 올 시즌 급성장했다. 김희진은 2라운드에서 블로킹 2위, 속공 2위에 오르며 센터로서는 보기 드물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스포츠동아DB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MVP 올라

블로킹 2위·속공 2위 센터로선 이례적
대표팀 경험뒤 성장…팀 2R 전승 견인

과감한 공격 등 라이트 역할까지 겸해
이정철 감독 “배구 보는 눈 트여” 칭찬


“이제야 손맛을 알 것 같다.”

2012∼2013시즌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에서 가장 기량 발전이 눈부신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IBK기업은행 김희진(185cm·센터)이다. 김희진은 2라운드에서 블로킹 2위, 속공 2위에 오르며 여자부 MVP를 차지했다. 외국인 선수와 국내파 거포들이 즐비한 가운데 센터가 MVP를 수상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대표팀 이후 급성장한 기량

국내 여자부 센터 가운데 김희진 만큼 파워를 갖춘 선수는 없다. 아직까지는 양효진(현대건설)이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파워 면에서는 김희진이 앞선다. 물론 지난해까지만 해도 김희진은 자신이 가진 파워와 감각을 제대로 활용할 줄 몰랐다. 하지만 런던올림픽대표팀 경험이 그의 잠재된 능력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김희진은 올림픽 무대에서 유럽 선수들을 상대하면서 블로킹 타이밍을 이해하기 시작했고, 선배인 김연경이 뛰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며 파워를 활용하는 방법을 깨달았다.


○이제 눈이 좀 트였다

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은 김희진에 대해 “배구를 보는 눈이 확실히 트였다. 물론 대표팀 합류 전에도 이동 공격이나 파워는 좋았지만 기복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기복이 크게 줄었다. 자신의 컨디션과 흐름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이 감독의 말처럼 김희진은 2라운드에서 기복 없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기업은행이 2라운드 전승을 거두는데 크게 기여했다.


○힘 빼니 배구가 더 즐겁다

이 감독은 “(김)희진이는 요즘 힘을 빼고 배구를 한다. 덕분에 부담도 덜고, 발 움직임도 경쾌해졌고, 스윙도 가볍다. 그것이 공격력이 좋아진 이유”라고 설명했다.

사실 김희진은 센터 포지션이면서도 때론 큰 공격을 하는 라이트 역할까지 함께 한다. 김희진이 2라운드 MVP를 받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센터로서 속공을 구사할 상황이 아닐 때는 과감하게 큰 공격을 선택하는 판단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데 있다.

아울러 본연의 임무인 블로킹에서도 큰 발전을 이뤘다. 이 감독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상대 패턴 플레이에 따른 대처 능력이 다소 떨어졌지만 지금은 상대 속공을 견제할 것인지, 큰 공격을 블로킹할 지에 대한 상황 판단이 아주 빨라졌다”고 말했다. 또한 “희진이에게 이제 손맛이 좀 느껴지냐고 물었더니 이제는 블로킹을 하는 순간 성공인지 아닌지 조금은 느껴진다고 하더라. 이는 그만큼 발전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의 칭찬은 계속 이어졌다.

“배구에 대한 눈이 트이면서 요즘은 기술적인 조언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인다. 수비를 했을 때 그 볼을 공격수에게 올리는 동작, 페인트나 연타 볼처리 능력 등을 보강한다면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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