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구단-하석주 감독 사사건건 ‘엇박자’

입력 2012-12-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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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석주 감독. 스포츠동아DB

하 감독 “이천수 복귀 돕겠다” 발언 파문
지동원 영입엔 “그 돈으로 용병” 부정적
구단 측 “민감한 문제 의논도 안해” 불만


“민감한 문제를 왜 구단과 의논하지도 않고 자꾸 발설하시는지 참….” 전남 드래곤즈 관계자가 혀를 찼다. 전남 구단과 하석주 감독(사진)이 2013시즌 시작도 전에 벌써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 지동원의 친정 팀 전남 복귀 소식이 최근 불거졌다. 지동원은 선덜랜드에서 ‘전력 외 선수’다. 독일 아우크스부르크가 지동원 임대에 관심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해프닝 수준이었다. 영국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아우크스부르크의 제안은 노미널(명목상인, 이름뿐의) 렌트였다”고 전했다. 아우크스부르크가 무상임대를 원했다는 뜻. 지동원의 현 주소다. 유럽 중하위권 구단들이 지동원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전남은 지동원에 대해 아직도 ‘우리 자식’이란 시각을 갖고 있다. 전남은 최근 선덜랜드에 ‘지동원을 영입하고 싶다’는 공식 레터를 보냈다. 영국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지동원을 의식해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 물밑에서는 계속 선덜랜드와 교감을 나누고 있다.

그런데 사령탑인 하 감독은 전혀 다른 생각인 듯 하다.

하 감독은 “유럽에 나간 선수가 국내로 돌아오면 실패자라는 낙인이 찍힐 수 있다. 돌아올 수 있겠느냐”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다음 발언은 더 엉뚱하다. 하 감독은 “지동원을 데려오려면 돈이 많이 드는데 그러면 외국인 선수를 전혀 영입할 수 없다”고 했다.

전남은 올 겨울 이적을 선언한 수비수 윤석영의 이적료를 2013년 예산에 보태 지동원을 비롯해 외국인 선수를 수급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 이 경우 모기업 포스코의 재정 부담을 덜 수 있다. 그런데 감독은 외국인 선수 타령만 하며 구단과 전혀 다른 말을 한다.

‘뜨거운 감자’ 이천수 복귀도 마찬가지다.

전남은 이천수의 진정성이 보이기 전까지는 용서할 생각이 없다. 이는 포스코의 방침이다. 그런데 하 감독은 “당사자와 구단에 진심으로 사과하면 복귀를 도와주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하고 다닌다. 이에 대해 전남은 “(이천수 문제를 놓고) 하 감독은 구단과 전혀 의논을 안 한다”며 불쾌해 했다.

프런트와 감독이 엇박자를 내는 구단치고 잘 되는 예가 없다. 교통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남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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