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투폰족…저가폰 시장은 ‘울랄라’

입력 2013-01-28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단말기 자급제와 알뜰폰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세컨트폰’으로 저가의 휴대전화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맨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아이리버가 내놓은 14만원대 스마트폰 ‘울랄라’, 10만원 미만의 알뜰폰을 출시한 편의점 CU와 세븐일레븐.사진제공|아이리버·CU·세븐일레븐

#김미영(가명)씨는 얼마 전 인터넷에서 저가 스마트폰을 구입했다. 영업 일을 하다보니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업무 전화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탓이다. 업무용으로 쓰려고 최신 스마트폰을 하나 더 사는 것은 부담스러워 10만원대 저가폰을 샀다.

#정호연(가명)씨는 최근 구입한 고가 스마트폰을 분실했다. 새 스마트폰을 사려니 비싼 가격도 가격이지만 위약금이 부담됐다. 그는 지인의 소개로 편의점에 들려 일반 알뜰폰을 구입해 이용하고 있다.


울랄라폰,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몰이
자급제·MVNO 확대…수요 촉진 불러
2G폰까지 등장…시장규모 더 커질 것

100만원대 고가 스마트폰이 등장한 요즘 저가 스마트폰과 일반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출시한 아이리버의 스마트폰 ‘울랄라’의 경우 14만8000원이라는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매일 60대에서 70대 이상 판매되고 있다.


● 단말기 자급제와 MVNO 활성화가 수요 촉진

저가폰이 시장에서 이렇게 인기를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휴대전화를 두 대 이상 이용하는 ‘투폰족’이 늘고 있다. 업무용과 개인용으로 두 개의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고, 개인용 태블릿PC를 가진 이들이 통화용으로 저가폰을 구입하는 경우도 많다.

개통이 편리해진 것도 저가폰의 저변이 넓어진 이유 중 하나다. 전에는 휴대전화를 개통하려면 이동통신사 대리점을 방문해서 가입절차를 밟아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부터 단말기 자급제가 도입되면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범용가입자식별모듈(USIM)을 새 휴대전화에 넣으면 바로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기존 통신비보다 최대 48% 저렴한 알뜰폰(MVNO)서비스의 활성화도 저가폰 인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단말기자급제와 MVNO의 활성화는 고가의 최신기종 확보 경쟁만 벌여 온 이동통신사들이 철저히 외면했던 저가폰의 새 판로가 되고 있다.


● 외면하던 제조사들도 저가폰 시장에 가세

저가폰 수요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우선 단말기 자급제와 MVNO 서비스가 더 활성화 될 전망이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는 대통령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단말기 자급제 유통경로 다변화’와 ‘MVNO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동통신사들이 약정계약을 통해 할인된 요금을 계약 중도해지 시 반환하도록 한 ‘위약금제’를 도입한 것도 저가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높이고 있다.

휴대전화 제조업계와 유통업계도 저가폰 수요가 늘자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등은 자급제용 스마트폰 단말기는 물론 그동안 내놓지 않던 2G폰까지 출시하고 있다. ZTE의 ‘Z폰’ 등 외산 저가 스마트폰의 한국 진출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런가 하면 편의점 체인점 CU는 중고 휴대전화를 재상품화 한 ‘리하트폰’을, GS25는 ‘갤럭시U’, 세븐일레븐은 ‘옵티머스 시크’와 ‘옵티머스 마하’ 등 스마트폰 및 일반 알뜰폰을 10만원 이하에 판매하는 등 저가폰의 유통 경로도 다양화 되고 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yke76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