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재기 노리는 K리거] 김치우 “터프가이로 변신!” 명품‘백’ 부활선언 

입력 2013-02-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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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 간 잊혀졌던 왼쪽 풀백 김치우. 작년 9월 상주상무에서 전역해 친정 FC서울로 복귀한 김치우는 2013년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올해 A대표팀 복귀와 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목표다. 스포츠동아DB

지난 2년 간 잊혀졌던 왼쪽 풀백 김치우. 작년 9월 상주상무에서 전역해 친정 FC서울로 복귀한 김치우는 2013년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올해 A대표팀 복귀와 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목표다. 스포츠동아DB

탈장수술·상무 입대…잃어버린 2년
제대 후 동료 덕에 우승…경기력 불만
수술 이후 몸사리는 내 모습에 실망도

공격가담보단 수비 집중…투지 활활
목표? 일단 아디와 경쟁서 이기겠다


“잃어버린 시간들? 음…. 그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FC서울 왼쪽 풀백 김치우(30)가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상주상무 소속으로 2011시즌 28경기, 2012시즌 12경기를 뛰었다. 작년 9월 전역 후 친정 팀 서울로 돌아와 8경기에 나서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외형상 썩 나쁘지 않은 기록. 그러나 지난 2년에 대해 “점수를 매기기 힘들 정도로 부진했다. 게임은 많이 뛰었지만 내 마음에 드는 플레이는 없었다. 작년 우승도 기존 동료들이 잘 해준 것일 뿐 나는 한 게 없다”고 김치우는 돌아봤다. 후회가 깊은 만큼 부활에 대한 꿈도 크다. 2013시즌 화려한 비상을 노리고 있다. 서울 최용수 감독은 “김치우의 경기력이 몰라보게 올라왔다”고 칭찬했다. 김치우도 “어느 때보다 몸 상태가 좋다. 스스로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고 희망을 드러냈다.

○잃어버린 2년

김치우는 2009년과 2010년 상반기에 펄펄 날았다.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와 저돌적인 돌파가 주무기였다. 2010남아공월드컵을 준비 중이던 허정무 전 감독에게도 중용됐다. 그러나 두 번의 탈장 수술이 발목을 잡았다. 김치우처럼 크로스를 많이 올리는 윙이나 풀백에게 많이 찾아오는 증상. 첫 수술 후 완벽하게 낫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복귀해 결국 같은 부위를 또 다쳤다. 남아공월드컵 엔트리에서도 탈락했다. 슬럼프에 빠진 뒤 재기 무대로 상무를 택했다. 적응은 쉽지 않았다. 2011년, K리그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승부조작 사건까지 터졌다. 근원지로 상무가 지목됐고 김치우처럼 아무 관련 없는 선수들도 줄줄이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운동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제 잘못도 크죠. 상무는 팀 여건이나 지원 등이 일반 팀보다 열악할 수밖에 없잖아요. 생활도 훨씬 더 규칙적이고요. 제가 이겨냈어야 하는 데 그러지 못했어요.” 김치우는 작년 6월 오른 발목 인대 수술까지 받았다. 여러모로 힘든 시간이었다.


○터프한 김치우 기대하라

김치우는 서울 복귀를 재기의 발판으로 삼을 작정이다. 물론 녹록치는 않다. 팀에는 붙박이 주전 아디(브라질)가 버티고 있다. 경쟁을 피할 생각은 없다. “경쟁은 당연하죠. 아디와 경쟁에서 이기겠다기 보다 기회가 왔을 때 감독님이나 팬들에게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주고 싶어요. 한창 좋을 때의 김치우가 돌아왔다는 말을 꼭 듣고 싶습니다.” 서울은 올 시즌 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한다. 경기 수가 많아 김치우도 충분히 출전 기회가 있을 전망이다. 김치우가 제 몫만 해 주면 최용수 감독은 아디를 중앙수비수로 돌려 활용할 복안도 갖고 있다. 예전의 김치우는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는 스타일이었다. 이제는 본연의 임무인 수비에 충실하려 한다. 최 감독은 “공격가담도 좋지만 수비수는 일단 수비를 잘 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고 이런 맥락에서 좀 더 터프한 플레이를 강조한다.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수술하고 컨디션이 떨어지면서 어느 순간 몸을 사리는 저를 발견했어요. 이제는 바꿔야죠. 특별히 주목 받고 싶다는 생각도 버렸어요. 팀 승리에만 도움이 된다면 바랄 게 없어요.” 팀 연습경기나 자체 청백전 때 동료와 코칭스태프들이 놀랄 정도로 김치우가 투지를 불사른다는 후문이다.


○홍철-이종민과 격돌

김치우의 복귀로 서울과 수원의 라이벌 구도가 더 흥미롭게 됐다. 수원이 이번에 새로 영입한 좌우 풀백 홍철(23)과 이종민(30)은 김치우와 깊은 인연이 있다. 홍철은 풍생고 7년 후배, 이종민은 10년 지기 절친이다. “제가 비 시즌에 모교 풍생고에 인사하러 가면 감독님이 ‘너랑 똑 같이 볼 차는 애가 하나 있다’고 하셨어요. 그 친구가 홍철이었어요. 제가 A대표팀에 빠져 있을 때 홍철이 제 자리에서 뛰는 모습 보며 묘한 느낌도 받았죠. 하하.” 김치우와 이종민은 청소년대표팀 시절부터 친했고 상무에서도 함께 뛰었다. 올해 서울과 수원의 경기가 열리면 둘은 그라운드에서 격렬하게 부딪혀야 한다. 이종민에게 선전포고 해 달라고 여러 차례 부탁했지만 김치우는 손을 내저었다. “저희는 그런 거 없어요. 워낙 친한 친구라 종민이도 수원에서 잘 했으면 좋겠어요. 물론 게임은 우리가 이기겠지만. 하하.”


○브라질과 아시아 정상을 향해

이영표(밴쿠버) 은퇴 후 대표팀은 붙박이 왼쪽 풀백이 없다. 당사자인 김치우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모든 것은 대표팀 감독님이 결정하시는 겁니다. 선수 입장에서는 특별히 할 말은 없어요”라고 말을 아꼈다. 앞으로 자신이 그 자리를 꿰차고 싶다는 욕심까지 숨기지는 않았다. 팀의 일원으로서는 챔스리그 우승을 바라고 있다. 전남 시절 FA컵 우승, 서울에서는 두 번의 리그 우승을 맛봤다. 아직 챔스리그 정상 경험이 없다. 특히 작년 울산의 챔스리그 우승 주역이었던 선배 곽태휘(알 샤밥)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아시아 무대 정복에 큰 애착을 갖게 됐다.

“대표팀에 복귀해 브라질월드컵에 나가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고요. 그러려면 일단 팀에서 잘 해야 하죠. 팀의 챔스리그 우승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된다면 더 바랄 게 없어요.”


김치우는?

▲생년월일 : 1983년 11월11일
▲키/몸무게 : 175cm/68kg
▲포지션 : 왼쪽 풀백
▲학력 : 풍생중-풍생고-중앙대
▲프로경력 : 인천(2004∼2006) 전남(2007∼2008) 서울(2008∼2010, 2012∼) 상무(2011∼2012) K리그 통산 212경기 15골 20도움
▲대표경력 : A매치 25경기 4골


구리|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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