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이대로 있을 DSLR 진영이 아니다. 성능은 좋지만 쓰기가 어렵다는 DSLR의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한 새로운 제품을 내놓고 있는 것. 실제로 최근 등장하는 DSLR 중에는 무게를 줄이고 사용법도 한층 쉬워진 제품이 제법 있다. 그러면서도 DSLR 특유의 우수한 촬영 능력은 그대로 계승해 미러리스 카메라와 차별화를 하려고 한다. 이번에 소개할 니콘(Nikon)의 'D5200'도 바로 그런 제품이다.
제품군은 보급형, 사양은 중급형 수준?

D5200은 모델명만 봐서는 2011년에 출시된 D5100의 개량형이다. 전반적인 디자인도 거의 같다. 하지만 내부적인 사양은 D5100을 크게 능가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개선점이라면 역시 이미지센서다. D5200은 전작의 1,620만 화소에 비해 크게 늘어난 2,410만 화소의 CMOS 센서를 갖추고 있다. 기록할 수 있는 이미지의 최대 해상도는 6,000 x 4,000에 달한다.

일반인을 위한 캐주얼한 구성과 3가지 바디 컬러

일반인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제품 컬러도 다양화했다. DSLR 특유의 블랙 컬러 외에도 레드와 브론즈 컬러의 모델도 함께 출시했다. 바디의 컬러는 3가지인데 렌즈는 블랙 컬러 제품뿐이라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어차피 타사 제품도 거의 마찬가지다. 레드나 브론즈 컬러 모델이라도 바디 여기저기에 블랙 컬러의 흔적이 남아있으니 렌즈 장착 후에도 많이 어색하진 않다.

'셀카'를 위한 멀티 앵글 모니터도 그대로 계승

전작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였던 회전형 LCD도 그대로 계승했다. 멀티 앵글 모니터라고도 부르는 이 구조는 특히 셀프 카메라를 찍을 때 아주 편리하다. 이는 전문가들이 주 소비자층인 상위급 제품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D5000대 제품만의 장점으로, 특히 여성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최근 이런 캐주얼한 카메라에서 적극적으로 도입 중인 터치스크린은 적용되지 않은 점이 약간은 아쉽다.
사진을 '찍는다' 보다는 '만든다'에 더 가까운 느낌

D5200 역시 이런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모드 다이얼에 P(프로그램), S(셔터 우선), A(조리개 우선), M(수동) 등의 전통적인 모드가 있긴 하니 전문 지식이 많은 사람들은 이를 주로 이용할 것이다. 하지만 이 카메라의 주 소비자층인 일반인들은 대부분 AUTO(자동) 모드를 주로 이용할 것이며, 이 상태에서는 대부분의 기능이 자동 제어되므로 사용자들은 단지 셔터를 누르기만 하면 된다. 이래도 결과물은 무난하게 잘 나온다.
다양한 장면 모드와 효과 모드로 다양한 연출 가능



만약 한층 다양한 상황에 대응하고 싶다면 'SCENE' 모드를 이용하자. 여기서는 위에서 언급한 장면 외에도 '야경 인물', '야경', '파티/실내', '해변/설경', '석양', '여명/황혼', '애완동물', '촛불', '꽃', '단풍', '요리' 등의 장면 모드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사진을 '만드는' 것을 중시하는 요즘 카메라의 콘셉트에 충실하다고 할 수 있다.



그 외에 색다른 느낌의 이미지를 원하는 사용자를 위한 ‘EFECTS’ 모드도 있다. 이 모드에서는 '나이트 비전(야간전용 흑백촬영)', '컬러 스케치(펜으로 그린 듯한 효과)', '미니어처 효과(멀리 떨어진 피사체가 장난감처럼 보임)', '특정 색상만 살리기(지정한 색상 외에 흑백으로 묘사)', '실루엣(배경 외의 피사체는 윤곽만 묘사)', '하이키(주 피사체 외의 배경을 하얗게 처리함)', '로우키(피사체의 하이라이트 부분 외에는 최대한 생략)'등을 이용할 수 있다. 예술사진이나 광고사진과 같은 이미지를 별도의 편집 프로그램 없이 곧장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라이브뷰 촬영 시에도 빠르고 정확한 AF 인상적

또 한가지 인상 깊은 점은 빠른 연사속도다. 기존 D5100은 초당 4매의 연사가 가능했지만 D5200은 초당 5매로 향상되었다. 보급형 DSLR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우수한 수준이다. 덕분에 아기나 애완동물처럼 끊임없이 움직이는 피사체를 촬영할 때 유용했다.
일반인들을 겨냥한 보급형 DSLR의 미덕
이번에 나온 D5200 역시 위급인 D7000을 상당부분 능가하는 점을 다수 가지고 있으며, 일부 기능 면에서는 중급형인 D600에 근접한다. 이번 제품 역시 '팀킬' 소리를 면할 수 없을 것 같다. 물론 그러다 보니 보급형 제품 치고는 값이 제법 나간다. 2013년 2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90~100만원 정도를 줘야 바디를 살 수 있다. 그래도 제품의 전반적인 면모를 살펴보면 이해 못할 것은 없다.

다만 아무래도 보급형 제품군에 속하는데다 전문 기능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들을 주 타겟으로 하는 제품이다 보니 전문가들이 쓰기엔 어울리지 않는 면도 있다. 특히 셔터속도와 조리개 수치, 화이트밸런스 등을 요리조리 맞춘 후에야 비로소 한 장의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면 D5200의 간략한 인터페이스가 맘에 들지 않을 것이다.
반면, 좋은 사진은 찍고 싶지만 촬영 기술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사람이라면 D5200은 괜찮은 선택 이다. '대충' 찍더라도 '볼 만한' 사진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야말로 보급형 DSLR의 미덕이며, D5200은 그런 면에 충실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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