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빨랑빨랑∼ 알긋나?”…반갑다! 이대호의 호통

입력 2013-02-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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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스포츠동아DB

“뭐 하노. 빨랑빨랑 안 움직이나.”

12일 대만 타이베이 공항.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전지훈련을 위해 대만으로 이동한 이대호(31·오릭스)의 목소리가 갑자기 커졌다. 워낙 대규모 인원의 이동인 데다, 야구용품을 비롯한 짐까지 한 무더기인 터라 대표팀의 숙소 이동이 지체되자 이를 지켜보던 이대호가 두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이대호는 이동을 도와줄 인원이 턱없이 부족해 공항입구 앞에 쌓여만 가는 대표팀의 가방들을 솔선수범해 옮기기 시작하더니, 바로 눈앞에 있던 후배 강정호(26·넥센)와 김상수(23·삼성)에게 호통을 치기 시작했다. “(강)정호, (김)상수 뭐 하노. 빨랑빨랑 짐 안 싣나!” 롯데에서 함께 뛰었던 손아섭(25)도 이대호의 날카로운 레이더망을 피해갈 수 없었다. “(손)아섭이 니는 뭐 하노. 빨랑빨랑 움직여서 제대로 정리해라. 알긋나!” 롯데 시절부터 ‘군기반장’이었던 선배의 말에 손아섭은 군말 없이 손발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대호에게도 ‘선배는 하늘’이었다. 그는 이승엽(37·삼성)과 서재응(36·KIA)도 나서서 손을 거들자 “안 됩니다. 선배님들은 가만히 계십시오”라며 이를 완강하게 제지했다.

후배들에게는 엄격하지만 선배들에게는 깍듯한 이대호의 모습에, 새벽부터 이동하는 빡빡한 스케줄에 지친 대표팀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타이중(대만)|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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