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크] 서정원감독 “넌 팀플레이 시작점” 홍철 “감독님 미소가 힘”

입력 2013-02-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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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서정원 감독이 올 시즌 새로 영입한 홍철과 19일 화성클럽하우스에서 진솔한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서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홍철은 재기를 다짐했다. 화성|남장현 기자

■ 수원 서정원감독과 이적생 홍철 유쾌한 수다

서정원감독이 홍철에게
스피드·오버래핑 네 또래 중 단연 최고
넌 수원 팀플레이 중심이야…좀 웃어봐
수원서 푸른날개 제대로 한번 펼쳐보렴



홍철이 서정원감독에게
뭘해도 안될때 내밀어준 고마운 손
감독님은 늘 우리편, 피곤할 새 없죠
빨리 운동장서 뭔가 보여주고 싶어요


올해만 벌써 두 번째 인터뷰다. 성남일화가 울산에서 전지훈련을 하던 지난 달 21일, 홍철(23)은 “성남의 진짜 프랜차이즈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그리고 한 달 뒤 신분이 바뀌었다. 수원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 수원의 왼쪽 풀백을 책임진다. 19일 화성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그는 “팀 우승과 자신감을 되찾는 한 해를 보내고 싶다”고 약속했다. 올 시즌 사령탑으로 데뷔하는 수원 서정원 감독과 함께 얘기를 나눴다. 사족 하나 붙이자면 홍철은 작년 초 신태용 전 성남 감독과 광양 전훈 중 비슷한 콘셉트로 사제토크를 한 적이 있다.


○이젠 푸른 날개로


서정원 감독(이하 서) : (홍)철이야, 워낙 잘 알고 있는 선수였지. 널 처음 본 게 내가 20세 이하 청소년대표팀 코치를 하는 동안이었는데. 남해에서 열린 대학선수권 대회였어. 단국대에서 어찌나 인상적이던지. 너도 기억 하지?


홍철(이하 홍) : 예, 아주 잘 기억해요.


: 대학 무대를 누비며 널 주시했는데 얼마나 열심히 뛰던지. 지금 돌이켜보면 ‘내가 선수를 좀 볼 줄 아네’란 생각이 들어. 안 그래(웃음)?


: 전 스포츠동아와 했던 작년 사제토크가 기억나요. “잘하겠다”고 해놓고, 죽을 쒀 버렸으니. 자신감이 계속 떨어졌죠. 지는 게임이 더 많아지며 자신감도 추락했고요. 그렇게 힘들 때 선생님이 제게 손을 내밀어 주셨잖아요.


: 아니, 네가 얼마나 잘 뛰는데. 우리 동계훈련 시작할 때 네게 ‘여기서 마음 편히 먹고 축구를 즐기라’고 했잖아. 기량도 좋고, 정신적인 준비도 잘 돼 있으니 한 번 푸른 날개를 제대로 펼쳐봐라.


○난 네게 반했어


: 올해는 무엇보다 스스로를 추스르고 싶어요. 뭘 해도 잘 안 풀릴 때 이렇게 수원에서 새 출발을 할 기회가 왔고. 이젠 입으로만 “멋진 모습을 보이겠다”가 아니라 운동장에서 꼭 뭔가를 보여주고 싶어요.


: 성실하고 노력도 꾸준히 하고. 그런 자세가 필요한데 철이 넌 이미 모든 걸 갖췄어. 꼭 뭔가를 하겠다고 무리하게 욕심내기보다는 때론 차분할 필요도 있어.


: 위축됐는데, 이젠 많이 좋아졌어요. 하루하루 시간을 보내면서 몸도 마음도 되살아나는 것 같고.


: 스피드에, 오버래핑에. 넌 네 나이 또래 선수 중 최고의 기량을 갖췄어. 성격도 또 얼마나 좋아? 국가대표를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대표팀 경력만으로 실력은 인증된 거야. 우연히 기회가 닿아 널 영입할 수 있게 됐는데, 주저 없이 (구단에) ‘오케이’ 사인을 했지.


: 제가 얼마 전 인터뷰 때도 “성남의 레전드가 되겠다”고 했는데, 가슴 속에 아쉬움은 있지만 이게 프로의 숙명이라 생각해요. 다른 팀이 절 찍었을 때 이적 대상으로 내놨다면 결국 절 쓸 마음이 없는 거고.


○근심 대신 희망으로


: 하긴 돌고 도는 게 인생사야. 이제 활기 좀 찾으렴. 너 원래 활발하잖아.


: (웃음) 그럴까요? 사실 요즘 이미지 관리 중인데요.


: 지도자를 하면서 늘 생각하는 게 “선수들이 좀 웃었으면 좋겠다”는 거야. 왜 다들 표정들이 어두운지. 운동장에서 기량을 펼치려면 마음이 편해야 하는데. 하긴 고맙게 이젠 너희들이 많이 웃어주네.


: 솔직한 느낌인데, 신태용 감독님과 함께 할 때와 지금이 딱 비슷해요. 웃음 속에 진지함이랄까? 저희들도 감독님 얼굴 많이 보거든요. 선생님들이 웃으면 저희도 편하게 뛸 수 있죠. 지금 우리 (서정원) 선생님도 환하게 웃잖아요. 피곤할 새가 없죠. 늘 저희 편이니.


: 넌 우리 포인트야. 팀플레이 시작점이고. 아, 실점 루트는 아니야(웃음).


: 제게 주시는 기대를 꺾지 않을래요. 희망을 지켜드리고, 나중에 수원에 보탬이 되는 선수였다고 기억되고 싶어요.


: 너 우리 서포터스 봤지? 팬 미팅(17일) 때? 다 네가 가져가라!

화성|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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