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생떼로 경기 취소…NC가 기가 막혀

입력 2013-02-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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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약속 어기고 공인구 교체요구 황당
NC 부상 위험 탓 거절하자 일방적 취소


쿠바는 역시 ‘도깨비 팀’이었다. 전력노출을 걱정하지 않고 TV중계까지 흔쾌히 허락하더니, 갑자기 억지를 부리며 일방적으로 연습경기를 취소했다.

21일 대만 도류구장에서 연습경기를 앞둔 NC와 쿠바대표팀간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쿠바를 누르고 금메달을 땄던 김경문 NC 감독은 잠시 후 “사전에 정한 약속을 어기고 자신들이 가져온 공을 쓰자고 고집을 피우고 있다. 부상 위험 때문에 거절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NC와 쿠바는 이미 1주일 전 관례대로 연습경기 때 각자 사용하는 공을 투수들이 던지기로 합의했다. 19∼20일 평가전에서도 한국대표팀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공인구, NC는 한국프로야구 공인구를 각각 사용했다.

그러나 쿠바는 이날 갑자기 ‘브렛’이라는 브랜드의 공을 들고 와 “두 팀 모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NC가 거절하자 이번에는 “대만프로야구 공인구로 하자”고 제안했다. “실밥이 두껍고 넓어서 투수들의 부상 위험이 있다”며 NC가 재차 난색을 표하자, 이번에는 정체불명의 새로운 공을 들이밀었다. NC가 “처음 약속대로 하자”고 하자 쿠바는 “그럼 경기를 할 수 없다”며 돌아섰다. 쿠바는 경기가 취소됐지만 한국대표팀이 임대해놓은 구장에서 NC의 퇴장 요청에도 불구하고 느릿느릿 모든 훈련을 마치고 돌아갔다.

도류구장을 찾았던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은 “황당할 뿐이다. 이런 경우는 처음 봐다. 쿠바가 19일 호주와의 경기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한국과 같은 호텔을 쓰고 있는데, 분위기가 꽤 안 좋아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쿠바는 대만야구협회(CTBA)의 초청과 후원으로 대만에서 훈련하고 있다. 이날 도류구장에서 쿠바 선수들을 관찰하던 메이저리그의 한 스카우트는 “멕시코에선 상대의 스파이크를 트집 잡아 경기를 하지 않은 적이 있다. 더 많은 지원금을 받기 위해 이런 행동을 자주 한다”고 귀띔했다.

도류(대만) | 이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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