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놀라운 적응 비결 3가지

입력 2013-02-22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LA 다저스 류현진은 야구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적응력도 강하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연착륙을 낙관하는 이유다. 스포츠동아DB

1. 마이웨이(My Way)
2. 유머러스(Humorous)
3. 체인지업(Change-up)

‘한국서 하던대로’…조급함 없는 피칭
미국서도 빛나는 넉살과 개구진 행동
“최고의 체인지업”…실력으로 가치 입증


적응(adjustment).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이 첫 단체훈련을 시작하던 날,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이 단어를 여러 차례 입에 올렸다. 류현진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적응력’이라는 의미였다. 그 후 열흘이 흘렀다. 감독은 더 이상 류현진을 걱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여러 가지로 쉽지 않을 텐데, 즐기고 있다”며 신기해했다.


○마이 웨이

류현진은 미국으로 떠나면서 “한국에서 하던 대로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진짜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지켰다. 그 결과는? 모든 게 순조롭다. 첫 불펜피칭에서 류현진과 호흡을 맞춘 주전 포수 AJ 엘리스는 “많은 투수들이 첫 피칭 때 무리하는 것과 달리, 그는 강한 첫인상을 남기기 위해 굳이 애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좋은 평가를 받았으니 더 값진 셈. 25일(한국시간) 첫 시범경기 등판을 앞뒀지만, 류현진은 “단지 1이닝을 던질 뿐이다. 나중에 5이닝씩 던질 때 내 것을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여유를 보였다. 들뜨지 않고 계획대로 착착 발걸음을 옮긴다.


○유머

한화 시절 류현진은 장난꾸러기로 유명했다. 팀 전력의 절대적 기둥으로 활약하는 한편, 그라운드 밖에선 모두를 즐겁게 했다. 선배들에게는 귀여운 후배였고, 후배들에게는 든든한 선배였다. 다저스에서도 그 넉살은 빛을 발하고 있다. 21일 LA 타임스는 그를 이렇게 묘사했다. “류현진은 영어를 잘 말하거나 이해하지 못하지만, 클럽하우스에서 처음부터 편안해 보였다. 장난기가 많고, 자주 미소 짓는다. 동료들에게 먼저 탁구 매치를 제안하고, 다양한 손동작이나 표정으로 주위를 웃긴다.” 한국에서 봤던 류현진 그대로다. 감독과 투수코치가 모두 놀랄 만하다.


○체인지업

물론 류현진에 대한 우려를 걷어낸 일등공신은 ‘실력’이다. 그 중에서도 체인지업의 공헌도는 측정 불가다. 첫 불펜피칭이 끝난 뒤 릭 허니컷 투수코치는 ‘플러스-플러스 피치(A Plus-plus Pitch)’라고 표현했다. 첫 라이브피칭 직후에는 매팅리 감독이 “내가 최근 수년 간 봤던 체인지업 가운데 최고”라고 감탄했다. 라이브피칭에서 공을 받은 포수 윌킨 카스티요도 “모든 타자들이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높게 평가했다”고 전했다. 한국프로야구를 주름잡던 류현진의 최고 구종은 이미 그 자체로 ‘월드 클래스’라는 사실을, 그 스스로 바다 건너에서 직접 입증하고 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