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C서울이 수원, 전북과 경합 끝에 영입한 윤일록. 윤일록은 26일 장쑤 세인티(중국)와 AFC 챔피언스리그 E조 1차전에서 2골을 넣으며 기대에 부응했다. 상암|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챔스 조별리그 2골 ‘성공한 비즈니스’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FC서울이 치열한 쟁탈전 끝에 윤일록(21)이라는 ‘보석’을 건졌다. 윤일록은 26일 장쑤 세인티(중국)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E조 1차전에 선발 출전해 2골로 5-1 대승을 이끌며 화려하게 서울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투자가치 충분
서울은 경남에서 윤일록을 데려오며 약 10억원의 이적료를 썼다. 적지 않은 투자였다. 서울은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만큼 성장할 재목이라 판단했다. 영입은 쉽지 않았다. 서울 이외에 수원도 윤일록을 원했고, 막판에 ‘이적시정의 큰 손’ 전북도 뛰어들었다. 서울이 결국 3파전의 승자가 됐다.
윤일록의 가세로 서울은 확실한 공격 옵션 하나를 추가했다. 서울은 작년 데얀, 몰리나가 49골을 합작했다. 데몰리션(데얀+몰리나)은 빛인 동시에 그림자였다. 상대 집중견제에 시달렸다. 모든 팀이 데몰리션 봉쇄에 총력을 기울였다. 장쑤 세인티도 데몰리션의 공격루트를 훤하게 꿰고 있었다. 서울 최용수 감독은 윤일록에게 첨병 역할을 맡겨 허를 찔렀다.
○뚝심 있는 경상도 사나이
윤일록은 순박한 경상도 사나이다. 지금도 마이크 앞에서는 수줍어한다. 그러나 그라운드 위에서는 뚝심이 있다.
윤일록은 장쑤 세인티와 경기 초반 실수가 많았다. 서울 패스가 톱니바퀴처럼 돌아갈 때 윤일록만 반 박자 늦어 관중들의 답답함을 샀다. 윤일록은 “(경기 중 야유 등에) 크게 신경 안 쓴다”고 당차게 답했다. 서울 관계자는 “겉모습과 달리 주눅 들지 않는 강단이 있다”고 귀띔했다.
○경기경험, 피지컬 보완 필요
윤일록은 완성형 선수가 아니다. 그가 서울과 K리그, 나아가 한국축구 대표 스타로 크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큰 경기 경험이 더 필요하다. 부지런히 웨이트트레이닝도 해야 한다. 윤일록 에이전시 지쎈 관계자는 “유럽 몇몇 구단에서 윤일록 경기를 본 뒤 피지컬 쪽을 보완하면 큰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거라 했다”고 전했다. 서울은 윤일록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에 방심, 자만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최 감독이 장쑤 세인티와 경기 후 “윤일록이 원래 결정력이 좋은 선수가 아닌데”라고 말한 것도 분발을 바라는 뼈 있는 이야기였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