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THE INTERVIEW] 장효훈 “내 무기는 154km 총알탄…공 3개로 승부 본다”

입력 2013-02-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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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50km를 웃도는 강속구를 던지는 ‘파이어볼러’ 장효훈. 넥센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 그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마운드에서 실전에 대비한 피칭 훈련을 하고 있는 장효훈의 모습이 늠름하기만 하다.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시속 150km를 웃도는 강속구를 던지는 ‘파이어볼러’ 장효훈. 넥센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 그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마운드에서 실전에 대비한 피칭 훈련을 하고 있는 장효훈의 모습이 늠름하기만 하다.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 제구력·멘탈 가다듬은 ‘파이어볼러’ 넥센 장효훈


직구 스피드 최고수준 불구 제구력에 늘 발목
허리회전 수정…좌우 밸런스·상하 움직임 굿

염경엽감독 “3구 이내 타자와 승부해라” 특명
재활후 정신력 재무장…“내 공에 믿음 생겼다”


넥센 장효훈(26)은 최고 시속 153km의 빠른 공을 던진다. 직구 하나만큼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프로 첫해인 2007년에도 시속 153km의 직구를 던졌다. 그러나 지난 6년간 1승도 건지지 못했다. 볼은 빨랐지만 제구력이 뒷받침되지 못했고, 위기를 만나면 쉽게 무너졌다. 올 시즌 그는 넥센의 5번째 선발투수다. 염경엽 감독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제구력도 좋아졌고,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멘탈도 향상됐다. 올해 그의 목표는 ‘3구 승부’다. 어떤 타자를 만나도 공격적 승부로 3구 안에 승부를 결정하겠다는 생각이다. 장효훈의 강속구가 통한다면, 넥센의 돌풍은 지난해보다 더 거셀 것이 분명하다.


○효훈아! 스트라이크만 던져라


-반갑다! 코치들이 올해 다들 좋다고 하더라.

“기대에 꼭 보답해야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스프링캠프 과정은 어떤가?

“항상 미국에서 일본으로만 오면 좋지 않았는데, 올해는 괜찮습니다. 요즘은 야구가 재미있습니다.”


-야구가 재미있어?

“야구하면서 한번도 재미있다는 생각 안 해봤는데, 요즘은 진짜 재미가 있어요.”


-뭔가 뜻대로 잘 된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네. 제가 공도, 마음도 컨트롤을 잘 못하는 투수인데…. 그런데 그게 조금씩 되고 있어요. 그 점이 신이 나고 좋아요.”


-너의 직구는 국내 최고 수준이잖아. 컨트롤이 잘 안 돼서 항상 말썽이었지.

“제가 야구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효훈아, 스트라이크 좀 던져라’였어요. 올해는 정말 그런 소리 안 들으려고요.”


-얼마 전(21일) 니혼햄전 3이닝에 볼넷 3개였잖아?

“결과는 볼넷 3개였지만, 그날은 제가 이공 저공 시험을 많이 했어요. 올해는 진짜 스트라이크 던질 자신이 있습니다.”


-폼의 변화가 제구력에 도움을 준건가?

“네, 맞아요. 제 허리회전이 사이드암투수처럼 좌우회전이 강한 편이었는데, 그걸 고쳤어요.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최상덕 코치님과 함께 했죠. 공이 좌우로 많이 벗어나던 게 줄어들고, 상하 움직임이 좋아졌어요.”


-쉽지 않은 일인데.

“처음 열흘 동안은 죽을 맛이었죠. 뭐가 뭔지 감도 없었어요. 근데 보름쯤 지나면서 느낌이 오더라고요. 이제는 90% 정도 제 폼이 된 것 같아요.”


○공격! 공격! 공격!


-초반 볼카운트 싸움에서 불리하게 가는 경우 많았다.

“제가 저를 못 믿었어요. 초구에 볼이 들어가면 이미 저는 위축이 되는 거예요. 투 볼이 되면 더했죠. 승부는 이미 진 거죠. 스트라이크 잡으려고 힘을 빼고 던지면 타자가 놓치지 않죠.”


-염경엽 감독이 넥센 투수들에게 특히 초구 스트라이크를 강조하잖아?

“올해 제 피칭은 초구부터 공격, 공격, 공격입니다. 안타를 맞더라도 제가 공격하면서 맞을 생각입니다. 어떡하든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을 거고요. 3구 이내에 타자와 승부를 한다는 마음으로 던질 겁니다.”


-그게 쉽지 않은 일이야.

“쉽지 않은 일이지만 투수라면 해야 할 일이고, 가야 할 길이잖아요. 그걸 못하면 다시 또 2군에 가야죠. 진짜 올해는 이기는 피칭 이전에 후회 없는 피칭을 하고 싶어요.”


-아직 프로 첫 승을 못했다.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

“프로 첫 승을 하고 싶어요. 그 다음 승에 대한 목표는 없고요. 풀타임으로 끝까지 1군에서 버티고 싶습니다.”


○최고 153km보다 더 빨리 던질 수 있어요


-지난해 최고 구속이 얼마나 나왔나?

“저는 153km로 알고 있었는데, 전력분석팀에서 154km라고 알려줬어요.”


-모든 투수가 부러워할 스피드다. 신인 때도 153km를 던졌잖아?

“볼만 빨랐죠. 다른 것은 엉망이고….”


-고교 시절에는 커브도 잘 던졌잖아?

“군대 가기 전 3년은 야구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욕이 없었어요. 뜻대로 잘 안되니까 야구가 하기 싫더라고요. 그리고 군대에 갔죠.”


-군대에서 팔꿈치 수술을 했잖아?

“네, 맞아요. 첫 해 수술하고, 2년째 재활하고, 막판부터 던졌죠. 근데 상무에서 약간 철이 들었어요.”


-철이 들었어?

“재활하면서 그때까지 없던 오기가 생기고, 2군 경기 마친 뒤 저녁에 TV 중계를 보면서 ‘나는 지금까지 무엇을 했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때까지는 야구를 열심히 안 했구나?

“‘열심히 하자’라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어요. 그냥 하기 싫었던 것 같아요.”


-이제는 야구에만 집중하고 있나?

“네. 주위 분들이 모두 저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는데, 저만 제 자신을 믿지 못했던 것 같아요.”


-생각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고 했는데, 기대가 된다.

“지금 마음 같아선 153km보다 더 빠른 공도 던질 수 있을 것 같아요. 154, 155km도 던질 것 같은 자신감이 있어요.”


-직구와 함께 던질 수 있는 변화구는 역시 커브가 먼저인가?

“일단 60% 이상 직구를 던질 생각입니다. 커브가 제일 자신 있고요. 슬라이더와 투심패스트볼도 던질 겁니다.”


-변화구는 완성도를 더 높여야 하지 않나?

“믿고 던지려고요. 완성해서 던지기보다 던지면서 완성해볼 생각입니다. 코치님도 ‘자꾸 던져야 된다’고 하시고,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공을 던지든 믿어야 한다’는 거죠.”


○‘볼넷과의 전쟁’에서 이길 겁니다


-지난해 가장 기억나는 경기가 있나?

“퀄리티스타트를 한 SK전이죠. 생애 첫 퀄리티스타트였고, 제 인생에서 단 한번밖에 없는 기록이죠.”


-그 날은 어떤 점이 좋았나?

“모든 것이 다요. 제구력, 마음가짐, 스피드, 변화구…. 정말 좋았죠. 그 날 자신감도 많이 생겼고요.”


-팀의 5선발이다. 염경엽 감독은 강윤구와 장효훈이 살아나면 올해 진짜 일 한번 낼 수 있다고 하더라.

“기회 주실 때 열심히 해야죠. 올해는 ‘볼넷과의 전쟁’입니다.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면 제가 살 테고, 그렇지 않고 볼이 많아지면 또 실패하는 거죠.”


-올해 목표가 프로 첫 승과 1군에서 버티는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꿈은 어떤 것인가?

“아직 그런 것 없어요. 프로에서 1승도 못한 투수가 무슨 꿈을 꿀 수 있겠어요. 그저 올해는 ‘장효훈 컨트롤 많이 좋아졌다’는 말만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넥센 장효훈. 스포츠동아DB

넥센 장효훈. 스포츠동아DB



장효훈은?


▲생년월일=1987년 11월 1일

▲키·몸무게=184cm·82kg(우투우타)

▲출신교=태안초∼태안중∼천안북일고

▲프로 입단=2007신인드래프트 현대 2차 1라운드(전체 2순위) 지명·입단

▲2012년 성적=21경기, 61이닝, 6패1홀드1세이브, 방어율 5.02, 42탈삼진, 46사사구

▲통산 성적=31경기, 78이닝, 6패1홀드1세이브, 방어율 6.46, 53탈삼진, 66사사구

▲2013년 연봉=3400만원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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