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삼성. 사진제공|수원 삼성
시작은 미약했다. 하지만 빠르게 안정세를 찾았다. 수원 삼성의 2013시즌 초반 판도가 딱 그렇다. 센트럴코스트(호주)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1차 원정에서 0-0 무승부로 어려움을 겪은 수원은 K리그 클래식에서 2연승을 달려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개막전으로 치른 성남 원정을 2-1 승리로 장식하더니, 주말 강원과의 홈 개막전에선 1-0으로 승점 3을 땄다. 1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귀저우 런허(중국)와의 챔스리그 2차전을 앞두고 자신감을 증폭시켰다는 점이 특히 고무적이었다.
● 상승세 안긴 3가지 유연성
수원의 상향 곡선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미리 정해진’ 틀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이다.
서정원 신임 감독이 중심이 된 수원 코칭스태프의 탄력적인 팀 운용이 빛을 발하고 있는 분위기다. ▲유연한 변화 ▲유연한 사고 ▲유연한 판단이 특히 인상적이다.
전술적인 부분에서 매끄러운 변화가 두드러진다. 수원은 기존의 원 톱 대신, 투 톱을 중심으로 한 공격 전개를 마련했다. 활용 가능한 공격 옵션이 많아 가능한 일이다. 북한 골게터 정대세와 토종 공격수 조동건이 시즌 초반 선발 라인업으로 안착된 인상이지만 라돈치치와 스테보 등 용병 공격진 역시 언제든 한 몫 할 수 있다. 플랜A에서 플랜B, C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기반이 마련됐다. 강원전에서 동료들을 돕는 이타적인 플레이를 펼치면서도 슛을 아끼지 않는 등 전반 막판까지 맹위를 떨친 정대세가 허벅지 근육통으로 조기 교체됐음에도 수원은 막강 화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다양한 대안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유연한 사고와 판단도 시너지를 준다. 수원에 더 이상 ‘확정된 베스트11’은 없다. 몸값이 높은 용병이라고 선발 출격이 보장되는 시대는 지났다. 신인이라고 라인업에서 배제되지 않는다. ‘조화’와 ‘조직’이란 틀을 깨지 않는 선에서 라인업이 계속 변화됐다. 이 과정에서 김대경과 연제민 등 신입생들의 성장이 본격화됐고, 잠시 잊혀졌던 조지훈 등도 강원전을 통해 자신감을 되찾았다. 서 감독은 “좋은 선수는 키우는 묘미가 있다. 선수를 고를 때 ‘누가 베스트냐’는 선입견에 얽매이면 세대교체도, 백업 발굴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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